정순택 대주교,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명동밥집’ 봉사… 많은 봉사자가 기쁜 모습으로 함께하는 모습 감동적
▲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명동밥집에서 노숙인·홀몸노인들에게 밥을 퍼주고 있다. |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제6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인 13일 교구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 동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음식이 담긴 식판을 부지런히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명동밥집에서 마련한 음식은 쌀밥과 육개장에 고등어조림ㆍ도토리묵ㆍ고추 무침ㆍ김치, 후식으론 귤이 나왔다. 명동밥집을 찾은 홀몸노인, 노숙인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정 대주교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 대주교는 음식이 모자란 이용자는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누군가 더 달라고 요청할 때마다 밥통과 반찬 통을 몸소 가져와 식판에 담아줬다. 뜨끈한 보리차가 담긴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빈 컵을 채워주기도 했다.
반나절 동안 봉사한 정 대주교는 자신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았을지부터 먼저 걱정했다. “사실 조용하게,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고 싶었다”며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 저 때문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이어 “많은 봉사자가 기쁜 모습으로 귀한 주일에 함께 봉사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의 의미는 바로 이처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의 사명을 되새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자비가 있어야 하는, 영성적으론 다를 바 없는 가난한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묵상의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기도로나 애덕 실천으로나 나눔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이 가난의 의미와 우리 존재의 가난함 그리고 애덕 실천을 함께 묵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