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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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순의 교회, 세상의 혼처럼] “시노드는 계속됩니다”

최현순 데레사(서강대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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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교황청 시노드 사무국은 1년 뒤 있을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1회기를 향해 가는 여정의 한 단계로써 ‘대륙별 작업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각 나라 주교회의의 종합 보고서가 담고 있는 백성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식별하여 작성됐다. 이는 단순한 신학적 논의도 아니고, 사회학적 조사 보고서는 더더구나 아니다. 전 세계에서 울려 퍼진 백성들의 소리에서 신앙 감각을 드러내고 그 소리들을 다시 지역 교회의 신자들에게 들려준다. 어떤 소리가 전 세계에서 공통이고, 어떤 소리가 각 나라 상황에서 시급히 경청되고 실현되어야 하는지 각 지역교회의 목자들과 신자들로 하여금 “다시 듣게” 하려는 것이다. 일종의 “순환적 경청” 과정이다.

대륙별 작업 문서는 시노달리타스를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을 “너의 천막 터를 넓혀라”라는 이사야서의 말씀으로 표현한다. 천막 한가운데 지성소를 두었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이 교회도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모여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동시에 밖에 있되 초대된 사람들도 들어올 수 있도록 터를 넓히기 위함이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하도록 부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속의 땅을 향해 계속해서 움직였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사람들의 삶과 역사 속에 “항상 새롭게” 자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여정에서 교회는 천막 안에 있는 모든 이가 저마다의 몫으로 터를 넓히고 새로운 장소와 문화에 자리하는 데 참여하라고 가르친다. 이런 참여와 활동은 목자와 신자들 모두의 상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상호 관계가 가능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상호 경청과 순환적 경청이다. 천막에 있는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몫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는 천막을 제대로 세우거나 확장할 수도, 옮길 수도 없다. 대륙별 작업 문서에 의하면 시노드 과정을 통하여 신자들에게 가장 좋았던 경험 중의 하나는 경청이라고 한다. “성당에 다니면서 자신의 의견을 요청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해봤다”는 고백은 경청되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게 한다. 신자들은 해당 경험을 통하여 “교회에 소속되어있음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런데 경청은 단지 ‘듣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백성의 소리 가운데에는 교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말해 천막 터를 어디로 어떻게 넓힐지, 어떻게 사람들을 이 천막 안에 들어오도록 초대할지에 대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들음’은 구체적인 활동 방법을 결정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행해본 결과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야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수정하여 더 ‘낫게’ 천막 터를 확장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천막을 옮길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전체가 바로 시노달리타스이다. 우리가 경험했던 시노드는 이런 과정의 맛을 느끼게 해준,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운 활동이었다. 대륙별 작업 문서가 “시노드는 계속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대륙별 작업 문서가 담고 있는 전 세계 신자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어떨까? 어떤 것은 우리와 공명할 것이고, 어떤 것은 우리가 미처 내지 못한 소리를 내고 있을 것이며, 어떤 것은 우리가 미약하게 냈던 소리들을 힘차게 내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소리를 들음’이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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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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