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탄생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이다. 전례력으로 2023년 새해를 맞았다. 그리스도인은 한평생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사람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심을 기다리며 주님과 함께할 수 있는 삶의 희망과 기쁨을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표징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그래서 교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라는 희망의 지킴이가 될 것을 당부한다.
한국 교회는 이 희망의 지킴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 2023년 한해도 세상에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고 복음 선포에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사목교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을 떨치고 선교 정신으로 새 출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전례와 신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해 신앙의 기쁨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자고 권고했다.
문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윤리적,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선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리가 하느님의 사랑이 넘쳐나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행동 양식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왜곡시키는 오류와 한계를 보여선 안 된다. 세상을 하느님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로 바꾸어 가기 위해선 교회가 먼저 그렇게 변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자기 자신 안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을 찾지 않으며, 자기방어를 하려고 경직되지도 않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신앙의 기쁨을 회복하고, 전례 안에서 하느님과의 친교를 다져나가자는 교구장 주교들의 당부를 새겨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