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대림 2주일을 인권 주일이자 사회 교리 주간의 시작으로 정한 이유는 ‘하느님 모습으로’(창세 1,26-28) 창조된 인간이 지닌 고유하고 중요한 가치를 되새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온전하게 천부적 인권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인권을 회복시키려는 뜻도 담겨 있다.
성경은 온갖 배척과 혐오, 차별과 무관심, 빈곤과 불의로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숱하게 보여준다. 50년마다 거행되는 희년의 법(탈출 23장, 신명 15장, 레위 25장)은 그래서 땅을 묵혀두고 빚을 탕감해 주고 사람과 재화를 놓아주도록 함으로써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불의를 바로잡도록 한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신 예수님’(루카 6,6-10)의 이야기도 안식일에도 병을 고쳐주는지 지켜보는 율법 학자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뚫고 병든 자의 손을 고쳐주심으로써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오늘의 현실에서도 배척과 차별, 혐오의 그림자는 사회 구석구석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과로로 고통받는 택배 노동자들, 밀가루 반죽기에 끼어 죽어가는 노동자들, 늙고 병든 어르신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면서도 무시당하는 요양보호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래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이번 인권 주일과 사회 교리 주간 담화를 통해 “우리는 이들의 빼앗긴 인권을 회복하고 증진하기 위해 끊임없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번 인권 주일과 사회 교리 주간이 부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우리의 삶으로 초대하고 함께하도록 노력함으로써 인권 회복의 여정이 시작되는 소중한 한 주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