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자선 주일이다. 한국 교회는 1984년부터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지내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사랑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유경촌 주교는 자선 주일 담화에서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 모든 본당이 발 벗고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 자선이 필요한 곳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셀 수 없이 많다. 지난달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다세대주택의 전셋집에서 60대 어머니와 3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관문엔 전기료 독촉장이 붙어 있고 쌀독과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생활고에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모녀 사망 다음 날인 2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ㆍ지원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약속했다. 현재 지자체 복지 공무원 중심의 위기 가구 발굴 체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이 손을 잡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은 1778곳이며, 각 본당에는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신심 단체와 사도직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조직을 갖추고 있는 본당은 소외된 이들을 돕기 위해 신자들을 독려하고, 신자 개개인 역시 자선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또한, 자선은 구체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각에도 밀린 공과금과 텅 빈 쌀독을 보며 눈물을 삼키는 이들의 절규가 하느님 귀에 닿을 것이다. 자선의 사각지대를 찾아내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며,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고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