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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촌 주교 |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유경촌 주교는 “곤경에 놓인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실천이 교구와 수도회의 사회복지 기구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본당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확산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 주교는 제39회 자선 주일(11일)을 맞아 발표한 ‘모든 본당은 카리타스의 전초 기지입니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많이 완화돼 올해는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해 가는 한 해였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암과 난치병으로 투병하던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생활고로 세상을 등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언급한 유 주교는 “그들이 고통을 겪는 동안 국가는 물론이고 주변의 누구도 그러한 어려움을 알아채지 못하였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세 모녀처럼 월 5만 원 이하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한 경우가 73만 3000가구에 이른다”며 “이는 우리 주변에 위기 가정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북한 이탈 주민 △빈곤노인 △노숙인 △이주노동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나열하며 “기후위기가 사회적 취약계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주교는 “이들에겐 우리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가톨릭교회의 본당 조직은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유 주교는 “2021년 12월 31일 현재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교회에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은 1779곳”이라며 “각 본당에는 구역 반이 있고, 거기에 레지오 마리애, 빈첸시오회, 나눔의 묵상회 등 여러 사도직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당이 관내 구석구석에서 위기 가정을 찾아내고 사회적 취약 계층과 함께하는 ‘사랑의 전초 기지’가 되기에 적합한 구조”라며 “교회는 이러한 애덕 활동을 카리타스(Caritas)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카리타스는 이웃 사랑ㆍ애덕ㆍ자선을 의미하는 라틴어로서, 예수님의 사랑에 뿌리를 두고 곤경에 빠진 이웃을 돌보는 사랑을 뜻한다.
유 주교는 “자선 주일에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 모든 본당이 발 벗고 나서기를 희망한다”며 “여러분이 동참하는 데에 주님께서 강복하여 주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