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의 대표적 정의평화창조보전(JPIC) 부서인 노동사목ㆍ빈민사목ㆍ정의평화위원회가 서울시에 ‘약자와의 동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의 공공서비스 영역 예산이 축소되고 통폐합되는 데 따른 요청이다. 지난 10월부터 서울시 위탁계약 종료로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인 취약계층이 시청 앞 농성을 벌이는 데 연대하는 의미도 담겼다.
서울시의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을 보면, 시는 약자들을 위해 12조 원 넘게 편성했다지만, 노동권익이나 공공돌봄, 도시재생, 시민자치 사업 예산은 대폭 축소됐다. 10년 넘게 6층 건물을 청소했는데, 단 한 번도 주휴수당이나 연장수당도 받지 못했고,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일했던 60세 여성에게 도움을 준 서울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나 서울노동권익센터, 서울감정노동보호센터의 예산도 2022년보다 10 훨씬 넘게 감액됐다. 서울시노동자복지관 예산은 38, 강북노동자복지관 예산은 55나 깎였다. 또한, 간이이동노동자쉼터나 노동단체 지원, 노사민정협의회 활성화 예산도 깎였다. 이게 오세훈(스테파노) 서울시장이 줄곧 강조해온 ‘약자와의 동행’의 실상이다.
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우리 모두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만인의 선익과 각 개인의 선익을 증진하기 위한 활동을 요구한다”(교황문헌 「사회적 관심」38항 참조)고 가르친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사랑과 우선적 선택은 교회의 근본 정신이자 근본 가르침이다. 더는 가난한 사람을 “골칫거리로 보지 말고 더욱 인간적인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주역으로 봐야”(요한 바오로 2세, 2000년 평화의 날 담화) 오 시장이 강조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