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구 사제 서품식이 시작됐다. 8일 춘천과 원주, 9일 수원교구가 서품식을 했고, 21일에는 대구대교구 서품식이 거행된다. 나머지 교구들도 내년 1~2월 중에 서품식이 속속 진행될 예정이다.
주교들은 서품식에서 격려와 함께 특별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봉사자와 교회의 성실한 일꾼”을,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따뜻하고 검소하고 희생적이며 사랑이 가득한 사제, 기도를 많이 하고 생각이 깊고 공평한 사제가 되라”고 강조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본당과 사제 중심의 전통적인 방식과 형식에서 벗어나 신자들과 적극적인 소통과 합리적인 판단으로 교회를 이끄는 사제가 될 것”을 당부했다. 다른 교구장 주교들의 뜻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사제가 된 새신부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먼저 이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다만 서품식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을 지적한다. 올해 사제 서품식은 예년과 비교하면 그리 특별하지 않다. 지난주 춘천 3명, 원주 2명, 수원 21명 등 모두 26명의 새사제가 탄생했고, 대구대교구 수품 대상자는 7명이다. 그러나 수년 후에는 이런 모습이 낯설어질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신학교 입학생 추이를 보면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톨릭대 신학대학 입학 사제 지망자는 두 자리 수 초반이다. 또 다른 신학교 입학생 수는 한 자리에 불과하다. 물론 최근 출산(생)률이 0.8대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학교만 이런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성소와 신학교의 미래를 위해 교회 차원의 다각적이고 건설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