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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억과 희망의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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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님 오심을 기뻐해야 할 시기지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산업 재해로, 10·29 이태원 참사로 소중한 이들을 잃은 유가족도 그들 중 하나다.

지난 15일 누구나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하는 사회를 추구하는 ‘생명안전 시민넷’이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노동자 김용균·김태규씨와 고 이한빛 PD 유가족,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 가족 등이 모여 10·29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다시는 참사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없기를 기원했다. 유가족들의 바람은 하나였다. ‘기억해 달라.’ 사회적 부조리를 목숨을 잃은 사람을,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기억하고 다시는 참사로 희생되는 이들이 없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유가족이 서로의 아픔을 끌어안은 다음 날, 이태원에서는 ‘7개 종단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서 김희중 대주교는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사회와 교회 공동체 곳곳에서는 사회 구성원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경제적 이유로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이 없도록 무료 급식소와 쪽방, 사회복지 시설에서 봉사하는 이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종교·시민 단체들이다. 그들의 노력이 있기에 누군가의 ‘아픔’이 ‘참사’로 가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닐까.

곧 새해가 밝는다. 새로운 것을 희망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기억해야 하고, 잘못된 관습을 버려야 한다. 더 나아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사람의 도리가 모일 때 ‘참사’는 되풀이되지 않는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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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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