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성탄 대축일이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강생하신 날이다. 또 이날은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 신성에 참여하게 하신 날이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은 인간을 향한 당신의 절대적 사랑과 무한한 자비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따뜻한 가정이나 안전한 병원이 아니라 가축들의 집인 외양간에서 태어나 그들의 밥통인 구유에 누우셨다. 그리고 가난하고 순박한 목동들이 주님 탄생의 첫 목격자들이다. 이 가난에서 하늘의 영광이 드러나고 교회는 이날 밤의 평화를 끊임없이 기념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성탄절에 누구보다도 먼저 가난한 이웃과 함께 주님 탄생의 기쁨을 나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성탄 담화를 발표했다. 주교들은 하느님의 영광과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시는 아기 예수님처럼 모든 이가 서로 소통하여 평화의 삶을 살아가길 희망했다. 주교들은 특별히 소외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 또한 북녘 동포들과 전쟁의 참화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포함한 세상 온 누리에 주님 성탄의 은총이 충만히 내리기를 간구했다. 그런 가운데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참된 평화는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고 포용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면서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은 눈을 들어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라고 우리를 깨우치신다”고 격려했다.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할 때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번 성탄절을 계기로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오셨듯이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족과 이웃, 사회에 먼저 다가가는 아기 예수님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