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265대 교황 즉위한 후 2013년 자진 사임… 1월 5일 장례미사 봉헌
▲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2022년 12월 31일 선종했다. 교황은 8년간 보편 교회를 이끌었으며, 무신론과 세속주의에 맞선 ''진리의 수호자''로 스스로 교황 직에서 물러난 교황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
가톨릭 교회의 큰 별이 졌다.
무신론과 세속주의에 맞서 ‘진리의 수호자’로 교회 가르침을 지키고 새로운 복음화에 앞장섰던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로마시각 12월 31일 오전 9시 34분(한국시각 오후 5시 34분) 바티칸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5세.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는 전임 교황의 선종을 알리는 조종(弔鐘)이 울려 퍼졌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유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진실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 교회는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그분의 몸”이라며 “믿음 안에 굳게 서야 한다”고 끝까지 주님을 따라야 하는 불변의 진리를 남겼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든 잘못한 모든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며 “주님께서 나의 모든 죄와 결점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저택으로 나를 환영하실 것”이라고 남기고 눈을 감았다.
2005년 교황에 즉위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8년간 베드로 후계자로서 보편 교회를 이끌었으며, 2013년 스스로 사도좌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사임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598년 만의 일로 전 세계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지만, 이후 전임 교황이자, 명예 교황(Pope Emiritus)으로서 10년 동안 수도원에 머물며 지상 교회를 위해 묵묵히 기도해왔다. 또 때마다 후임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조우하고 추기경단과 인사를 나누며 영적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선종 이틀 뒤인 1월 2일부터 성 베드로 대성전에는 전 세계 신자들이 고인과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고인의 유리관에 안치됐다. 수많은 신자가 새해를 목전에 두고 전해진 전임 교황의 선종 소식을 접하고 그를 추모하고자 바티칸을 찾았다. 전 세계 지역 교회는 일제히 하느님 품에 안긴 교황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그의 영원한 천상 양식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세계 주요 지도자들도 성명을 내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애도 메시지를 통해 “한민족의 일치와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사도좌 정기 방문 때에는 보편 교회를 위한 한국인 선교사들과 평신도들의 헌신을 치하하시며 격려해 주셨음을 기억하며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주교들과 모든 신자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황님의 사목 표어였던 ‘진리의 협력자’에서 알 수 있듯이 올바른 교리와 교회 정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면서 추모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는 현지시각으로 1월 5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각 오후 5시 30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봉헌된다.
장례미사에 앞서 신자들이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유해는 1월 2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한국에도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1월 2일 서울 종로구 주한 교황대사관에 공식 분향소가 차려진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비롯해 각 교구별 분향소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