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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형제들, 뿌리는 하나임을 다시금 확인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월 18~25일)’의 의미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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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에서 김희중 대주교(제대 앞) 등 그리스도교 교단 대표들이 2020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담화를 돌아가며 읽고 있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은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개신교회가 공동으로 담화를 발표하는 유일한 날이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이뤄가는 여정 안에서 서로를 ‘갈라진 형제’라 부르며 뿌리가 하나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주간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운 그리스도교는 크게 두 번의 분열을 겪었다. 1054년 동방 교회가 상호 파문을 계기로 서방 교회인 로마 사도좌와 친교를 단절했고, 스스로를 정교회(正敎會)라 부르고 있다. 16세기에는 서방 교회 내부에서 일어난 종교 개혁으로 개신교가 나왔고, 이후 개신교 내에서도 여러 종파가 생겨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갈라진 형제 교회들의 간극은 더욱 벌어져만 갔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교황청이 일치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화해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레오 13세 교황은 동방 교회를 일컫던 ‘이교인’과 프로테스탄트를 칭하던 ‘열교인’이라는 부정적인 표현 대신 ‘갈라진 형제들’이라고 불렀다. 이후 갈라진 형제들의 일치를 향한 여정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급물살을 탔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동방 교회와 개신교의 대표들을 공의회에 초청하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리스도인 일치 촉진 사무국’을 창설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65년 동방과 서방 교회의 상호 파문을 취소하는 역사적인 행보를 이뤘다. 또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을 발표하며 교회 일치에 관한 신학적 전망을 제시했다. 1967년부터는 루터교와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신학 대화를 이어오다 1999년 가톨릭교회와 루터교세계연맹은 ‘의화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교회 일치에 크게 다가섰다. 2006년에는 감리교와도 의화교리에 대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한편 성공회에서 가톨릭교회로 개종한 폴 왓슨 신부는 1908년 ‘교회 일치 기도 주간’을 준수할 것을 제안했고, 1월 18~25일 사이 주간에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를 시작했다. 현재 2월 22일인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 당시에는 1월 18일이었고 25일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기 때문에 베드로를 중심으로 모든 교회가 하나 되자는 의미다. 1948년 세계교회협의회가 창설된 후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이 기간에 일치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1968년에는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가 공동으로 일치 기도 주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1965년 가톨릭과 개신교가 상호 방문 기도회를 가지면서 교류를 이어갔고 1966년에는 ‘공동번역성서’에 착수해 1977년 완간하기도 했다. 1967년부터 주교회의 일치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일치 기도 주간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마침내 2014년 갈라진 형제들의 일치와 연대를 돕는 전담기구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김희중 대주교·이홍정 목사)가 창립돼 오늘날까지 일치를 향한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협의회는 창립선언문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교파 간의 신앙적 친교를 이룸은 물론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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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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