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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교황, 하느님 품에 잠들다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장례 미사 봉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소 역대 교황들 옆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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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가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OSV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영면에 들었다.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는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진리를 수호했던 목자를 하느님 백성 모두가 떠나보내는 자리였다. 그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자 광장을 가득 메운 이들은 슬픔과 비통함 속에도 고인이 주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길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이날 미사는 8년간 재위 이후에도 10년간 전임 교황으로 사실상 18년간 보편 교회의 목자요, 사도로 사랑을 받아온 그를 주님 손에 맡겨드리는 예식으로 엄숙하고도 거룩함 속에 거행됐다.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추기경 120여 명, 주교 200여 명, 사제 3700여 명, 신자 5만여 명이 90분 동안 170㎝ 체구의 교황이 뉘어진 작은 삼나무관을 향해 조의를 표하며 기도를 바쳤다.

2013년 재위 중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 것도 가톨릭교회 역사상 598년 만의 일이었지만, 이날 현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한 이례적인 모습도 1802년 비오 6세 교황의 장례 이후 221년 만이었다. 현 교황이 전임 교황을 배웅하게 된 것과 더불어, 교황의 선종이 사도좌의 공백을 의미하지 않게 된 측면에서 ‘세기의 장례식’이 된 셈이다.

재위 기간 내내 전임 교황의 건강과 영적 생활을 지지하고, 때마다 함께 기도하며 추기경단과의 만남 때에도 나란히 같이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따금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깊이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여기 모인 하느님의 충실한 백성은 그들의 목자였던 이와 동행하며 그의 생명을 그분께 맡긴다”며 “신랑(주님)의 충실한 벗인 베네딕토여, 마침내 영원히 그분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대의 기쁨이 결정적으로 완성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한국 교회를 대표해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참여했다. 전임 교황의 모국인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이탈리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비롯해 그리스정교회, 콥트교 등 종교 대표들, 벨기에와 스페인 왕족 등 각국 지도자들도 전임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 미사가 끝나자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입구에서 추모객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지하 묘소 역대 교황들 옆에 안장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은 조종(弔鐘)을 울렸고, 이탈리아 전역에는 이날 조기가 게양됐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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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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