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31일부터 엿새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과 남수단을 사도 순방한다.
특히, 남수단의 수도 주바 일정은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장 이안 그린쉴드 목사가 함께할 예정이어서 에큐메니컬 평화 순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콩고와 남수단은 교황이 항상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변방’이다. 또 두 나라는 지구 상 최빈국인 데다 여전히 무장 파벌 간 분쟁과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콩고는 반군이 활동하는 분쟁지역이다. 지난달에는 폭우에 14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자연재해까지 겪었다.
고 이태석 신부의 선교지로 친숙한 남수단도 내전의 총성은 멎었지만, 오늘날까지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무장 파벌이 실향민 캠프를 공격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내년 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군과 반군이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황이 두 나라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순방 표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민주콩고 순방 표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이의 화해’다. 민주콩고는 인구의 52가 가톨릭 신자다. 남수단 표어는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시길 기도합니다’이다. 남수단 순방 로고에는 십자가와 악수하는 두 손, 올리브 가지를 입에 문 비둘기 그림이 들어가 있다.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정치적 분쟁과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약 40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티칸과 남수단 교회는 교황 방문이 정파 간 화해와 평화 정착의 결정적 계기가 되길 염원하고 있다.
남수단 일정에 영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동행하는 이유는 수단이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아 성공회 신자가 많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성공회 웰비 대주교는 이미 3년 전에 함께 남수단을 방문해 화해와 평화의 다리를 놓기로 약속하고 적당한 때를 조율해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