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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끌려가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한 장면. |
지난 2004년 개봉돼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감독 멜 깁슨)의 속편 제작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배우 겸 감독 멜 깁슨은 몇 달 내에 후속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부활(Resurrection)’ 촬영에 들어간다고 영화정보 매체 월드 오브 릴(World of Reel)이 보도했다.
후속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부터 부활까지 사흘 동안 일어난 사건에 초점을 맞춘다. 예수 역과 마리아 역은 전편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제임스 카비젤과 마이아 모건스턴이 그대로 이어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 깁슨은 이미 7년 전에 속편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한 종교 행사 강연에서 “몇 년간 속편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건 당연히 어마어마한 주제, 부활이다. 부활 사건을 (성경에 기록된 대로)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사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성경을 읽어보라”고 말했다. 카비젤도 2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멜 깁슨이 최근 3번째 시나리오 초안을 보내왔다”며 “속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사실적으로 전달해 대중의 눈물과 감동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쇳조각을 단 채찍질에 그리스도의 살점이 뜯겨나가고,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등을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한 나머지 “공포 영화 못지않게 섬뜩하다”고 혹평한 비평가들이 적지 않았다.
한 비평가는 “내가 본 가장 폭력적인 영화 3편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브레이브 하트(1995년), 아포칼립토(2007년)”라며 잔혹한 장면을 과하게 노출하는 멜 깁슨의 영화 스타일을 비판하기도 했다. 세 편 모두 멜 깁슨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은 제작사에 막대한 흥행 수익을 안겨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제작비 3000만 달러(약 370억 원)로 6억 1200만 달러(7561억 원)를 벌어들인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독립 영화 중 하나라는 게 영화계 분석이다.
아일랜드계 이민 가정 출신인 멜 깁슨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복서에서 사제로 변신한 미국의 스튜어트 롱 신부 일대기를 그린 영화 ‘스튜 신부(Father Stu, 2022)’에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