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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지리아의 신자들이 지난해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가톨릭교회를 향한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자 이를 규탄하고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OSV |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100명이 넘는 사제와 여성 수도자가 납치 및 체포되고, 십수 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만 사제 4명이, 멕시코에선 3명의 사제가 사목활동 중 피살됐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사제 2명이 살해됐고, 아이티와 남수단, 모잠비크, 콩고 등지에선 여성 수도자 5명이 희생되는 등 무고한 사제와 여성 수도자 14명이 마약 조직원이나 무장 괴한의 손에 피살됐다. 나이지리아에선 1월 26일에도 니제르 주의 본당 사제인 이사악 아치 신부가 괴한에 의해 숨지고, 보좌 신부가 총상을 입는 등 사제들을 향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2명에 이르는 사제가 여러 지역에서 납치를 당했다. 이 가운데 36명은 풀려났지만, 나이지리아 사제 3명은 살해됐다. 납치된 사제 중 2명은 여전히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말리에서 ACN의 현지 프로젝트 파트너로 활약한 독일인 선교 사제인 한스 요아킴 로헤어 신부도 행방불명 상태다.
사제 납치가 가장 빈번한 곳은 나이지리아로, 지난해에만 28건이나 발생했다. 카메룬과 아이티에서도 각각 6명, 5명의 사제가 강도와 범죄 조직에 의해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여성 수도자 납치 또한 나이지리아에서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프리카 곳곳에선 성당과 사제들이 무장 단체와 괴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사제 4명이 구금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명은 풀려났지만, 다른 2명은 테러 공작 혐의로 기소되거나, 고문의 위협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니카라과의 경우, 정부와 가톨릭교회의 대립으로 주교 1명을 포함해 사제 7명, 부제 1명, 신학생 2명 등 총 11명이 체포 또는 구금을 겪고 있다. 현재 가택 연금 중인 니카라과의 롤란도 알바레즈 주교는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기소돼 1월 10일 법정에 출석했다. 정부는 성직자들의 본당 이탈을 금지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는 성직자들도 최소 10명 이상 된다. 에리트리아에서도 주교 1명과 사제 2명이 사라진 지 수개월 됐지만, 정부에선 어떤 설명도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지하 교회 성직자들을 반복적으로 납치했다. 정부가 승인한 천주교 애국회에 합류하지 않는 성직자들을 잡아가는 것이다. 특히 허베이성 바오딩의 한 지하 교회 소속 사제 중 최소 10명이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도 군부에 반대하던 사제 1명이 체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31일부터 엿새 동안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을 순방하면서 내전, 분쟁 종식을 강조하고, “증오와 복수로 둘러싸인 무기를 내려놓고 만성화된 반목과 혐오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ACN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모든 국가에 사제, 수도자와 사도직 활동가들의 안전보장과 석방을 호소하고 있다. ACN은 후원자들에게도 구금된 성직자, 수도자, 공동체, 그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한 기도를 촉구하고 있다.
후원 문의 : 02-796-6440, ACN 한국지부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