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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진도 7.9의 강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에서 한 시민이 무너진 집 앞에서 망연자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OS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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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진도 7.9의 강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발견한 한 아이에게 물을 먹여주고 있다. OSV |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성직자들이 현지의 지진 피해 및 구호 상황을 속속 바티칸에 알려오고 있다.
튀르키예 아나톨리아대목구 총대리 안투안 일깃 신부는 “이곳 이스켄데룬 주교좌성당도 거의 완전히 무너졌다”며 “우리는 식료품 저장실과 냉장고에 있는 것을 모두 꺼내 주교관 넓은 마당으로 피신한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어 “이스켄데룬, 특히 안티오키아에 살았던 본당 신자들의 이웃과 친척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슬림 친구들은 물과 음식이 도착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애쓰고 있다”며 “지진은 우리를 강타했지만 또한 우리를 하나 되게 했다”고 말했다.
주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은 지진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피해가 극심한 북서부 도시 알레포로 달려갔다. 제나리 추기경은 피해 현장에서 “이곳 사제와 신자들은 ‘그동안 폭격을 당하고 곳곳에 있는 반군(이슬람 극단 무장조직 IS) 때문에 떨며 살았는데 왜 또 우리에게 이런 재난이 닥쳤는가?’라며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생존자들의 두려움과 파괴의 현장, 원조 구호를 가로막는 경제 제재를 목격했다”며 “주민들은 내전 중에 진짜 폭탄을 맞은 데 이어 빈곤 폭탄을 맞았고, 이번에 대지진이라는 또 다른 폭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제나리 추기경은 “궁핍한 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는 국제사회가 시리아를 위해 얼마나 인류애를 발휘할 수 있는지 드러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포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손상된 건물과 기반시설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 여진이 더 끔찍했다”며 “우리는 현재 다른 곳으로 피신한 사람들에게 500끼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 의약품과 식량을 보내주겠다고 하지만 경제 제재 때문에 그런 도움이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비극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전쟁의 어리석음이 진짜 문제”라며 서방의 경제 제재 조치를 비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