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통의 바다를 보았습니다.”
주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이 지난 2월 6일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시리아 알레포와 라타키아, 자블레 지역을 방문한 후 애통해 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전한 말이다.
대지진이 일어난 지 보름이 지난 지금도 시리아는 튀르키에에 비해 여전히 구호와 지원의 관심 밖에 있다. 시리아 아사드 독재 정권이 국제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시리아 독재 정권에 맞서 12년간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군들은 현재 이재민을 거둘만한 행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대지진이 일어난 시리아 북부 지역은 초대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있어온 유서 깊은 곳이다. 십자군 전쟁 등 여러 갈등도 빚었지만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공존해온 평화의 땅이었다. 하지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IS)가 시리아에서 활동할 때 가장 큰 박해를 받은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시리아 대지진 참사 지역의 구호와 지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단체는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이다. ACN은 시리아 교회와 현지 활동 중인 여러 수도회와 연계해 의약품과 생필품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영유아에게 필요한 우유와 생수, 위생용품 지원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국제 사회에 시리아에 대한 금수 조치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의 제재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고 한다.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가장 비참한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도우라 하셨다. 그가 이방인이건 타 종교인이건 상관없다. 모든 이유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우선으로 돕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지금은 시리아 대지진 이재민을 도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