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말씀과 ‘신앙 감각’
친애하는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 여러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는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과 날이 갈수록 뚜렷해져만 가는 전지구적
全地球的 이상 기후로 수많은 사람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두려움과 불안함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에 바탕을 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환희의 부활을 준비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이에 저는 사순 시기를 맞으며, 하느님 백성의 ‘신앙 감각Sensus Fidei
’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성령으로 굳건해진 신앙 감각은 교회의 구성원들이 개인과 공동체로서 주님께 충실하면서 살고 행동하고 말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신앙 감각은 모든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와 함께 생각하며’ 하나의 신앙과 하나의 목표를 나누도록 해 주는 본능이다”( 「교회 생활에서의 신앙 감각」, 128항).
복음의 진리에 따라 살 수 있도록 신자들 마음에 심어 주신 본능인 ‘신앙 감각’은 가정이나 일터 등 일상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인식하고, 복음적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도록 이끄는 감각, 마음의 자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보다 이 ‘신앙 감각’이 뛰어나셨고, 이는 그분께서 당신의 열두 제자를 대하고 교육하실 때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탁월한 ‘신앙 감각’은 그분이 하셨던 ‘말씀’ 안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접하고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신앙 감각’은 길러집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신자에게 신앙생활의 완덕에 이르려면 말씀을 가까이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당부하고 있습니다. 2023년 우리 교구의 사목 교서 후속 권고이기도 한 ‘말씀살기’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파하고 구현해 나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요한 3,21).
‘신앙 감각’을 기르기 위한 ‘말씀살기’는 결국, 신앙 실천의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신자들이 가정과 직장, 다양한 문화적 관계를 통하여 처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면 개인적 체험이 풍요로워집니다(「교회 생활에서의 신앙 감각」, 59항 참조). 7년 동안 우리의 약속인 ‘찬미받으소서 여정’을 위해 각자 빛으로 나아가 실천한 진리의 행위들이 하느님 안에서 드러나 풍요로운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올해 맞는 사순과 부활 시기에 춘천교구의 하느님 백성은 ‘신앙 감각’의 근원인 사랑의 본성本性을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은총의 시기에 주님의 축복을 빌며....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을 사랑하는 춘천주교 김주영 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