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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AI, 선인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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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서자 새로운 도전이 지구촌을 감싸고 있다. ‘오픈 AI’라는 회사가 ‘베타’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1월 30일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의 도전이다. 출시 두 달 만에 월 이용자 수가 1억 명을 넘었다. AI(인공지능) 역사상 숙제로 남았던 ‘창작’의 영역까지 가능해지자 되레 인간이 겁을 먹고 있다. 한계로 여겨졌던 영역을 점점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챗GPT는 단순히 데이터를 검색하는 기능을 넘어 주어진 질문에 새로운 답을 생성한다. 심지어 다음 질문까지 예측할 수 있어 일관성 있는 응답까지 가능하다. 또 특정한 주제어나 조건을 줬을 때, 이를 충족하는 문학작품도 가능하고 코딩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챗GPT가 등장하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이라며 AI 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가 생산성 증대를 뜻하는 4차 산업 혁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AI가 인간의 단순 노동과 업무를 대체하고 관리와 경영 업무까지 넘보고 있다. 물론 AI가 진화할수록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에서 그랬듯이 기술의 진보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AI의 진화는 지금 하고 있는 노동을 어떤 형태로든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교회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경계하지도 배척하지도 않는다. “교회는 과학의 놀라운 진보를 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 정신에 주신 크나큰 잠재력을 깨닫게 되어 기쁘고 또 즐거워합니다.” (「복음의 기쁨」 243항), AI에 대한 교회의 입장도 같은 맥락이다. “AI는 인간의 능력을 향상하고 많은 일이 더욱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되거나 그것을 쉽게 만들어, 사회적 공존과 개인의 복지를 향상하는 데에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윤리를 위한 로마 선언, 2020.2.28.)

그러나 교회는 AI 등 과학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다. 즉 새로운 과학기술이 인류 가족 전체에 봉사하고 아무도 차별과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AI 기술이 인류의 삶과 번영에 필요한 도구로 개발되고 활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AI의 윤리성 확보는 시급성이 요구되고 있다. 일례로 범죄 전과자의 얼굴 이미지로 재범률 예측을 요구하자 AI는 흑인의 재범률이 백인보다 훨씬 높다고 추론했다. AI가 판사를 대체할 경우 인간은 기계에 의해 인종 차별을 당할 수 있다. 또한, AI가 군사용 로봇이나 드론으로 이용될 경우 자율 살상무기가 돼 대량의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AI에게는 인간의 말과 글이 학습 자원이다. 실제로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인간이 AI에게 인종과 성차별 발언을 입력하고 학습하자 “대량학살을 지지한다, ○○○을 증오한다는 부적절한 말을 쏟아냈다. 창작 영역에서도 AI의 저작권 침해는 계속되고 있다. 고작 몇 초만에 만들어지는 AI 작곡가의 음악과 AI 작가의 소설, 그림 등이 인간의 창작품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정부도 교황청의 인공지능 윤리 지침이 나온 2020년에 교회의 지침과 같은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윤리 기준’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런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위반할 시 규제할 AI 윤리 관련법은 현재 다수가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AI 기술의 진보 속도가 워낙 빨라 하나의 일반법으로 규제가 어렵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면에는 이익이 감소하는 플랫폼 등 거대 기업의 반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AI 윤리법이 기존 법과 지침의 상위법으로 제정돼야 할 것이다.

AI가 인공의 선인(善人)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인공의 악인(惡人)이 돼 참 인간을 공격할 것인가는 AI의 주인인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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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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