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 현장에서 「로마 미사 경본」 사용에 관한 의문 제기되자… “기존에 확립된 내용 확인한다”는 답서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의교서 「전통의 수호자들」(Traditionis custodes)을 둘러싸고 사목 현장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의문에 대해 “기존에 확립된 내용을 확인한다”는 요지의 ‘답서’(Rescriptum)를 최근 발표했다.
2021년 반포된 「전통의 수호자들」은 1970년 전례 개혁 이전의 미사 전례서인 「로마 미사 경본」(1962년) 사용에 관한 규정을 재정비한 문서다.
앞서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교회 일부 구성원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에 반발하면서 트리엔트 양식의 라틴어 「로마 미사 경본」 사용을 고수하자 교회 분열을 우려해 사용을 특별히 허락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임 교황들이 부여한 기회가 도리어 차이를 심화시키고, 교회를 분열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불화를 조장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용을 제한했다. 옛 전례서를 사용하려면 교황청이 제시한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사용 승인권은 교구장 주교에게 있다는 것이 「전통의 수호자들」의 핵심 내용이다.
미국과 유럽 교회에서는 교서 내용과 관련해 다양한 의문과 해석이 뒤따랐다. △옛 미사 전례서에 따라 전례를 거행하는 단체들이 ‘본당 사목구 성당’에서 모일 수 있는가 △그 단체들이 ‘새로운 속인적 본당 사목구’를 설립할 수 있는가 △교서 반포 이후 서품된 사제들이 옛 미사 전례서를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의문들은 교서를 통해 충분히 설명한 내용이라며 “(이러한 사안은) 교구장 주교의 권한에 속하며, 교구장 주교는 결정을 내리기 전 교황청 경신성사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답서 끝에 “확립된 내용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확립된 내용이란 「전통의 수호자들」 반포 이후 제기된 몇몇 의문과 관련해 경신성사부가 2021년 12월 답변과 해설을 덧붙여 발표한 문헌을 뜻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