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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구팀 ‘4강 돌풍’ 이끈 103세 수녀… 생애 첫 회고록 선보여

시카고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 ‘램블러’의 대모 진 수녀... 기도와 독려로 약체팀 성장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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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구팀 램블러가 2018년 NCAA 토너먼트에서 강팀들을 물리치고 준결승전에 진출하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기뻐하는 진 수녀. OSV

 

 


올해 103세인 미국의 ‘농구 수녀’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복되신 동정 마리아 사랑의 수녀회)가 생애 첫 회고록 냈다.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는 1994년부터 30년 가까이 시카고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 ‘램블러(Ramblers)’를 영적으로 이끌어온 대모다. 대학 캠퍼스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진 수녀’ 또는 ‘농구 수녀’라는 애칭으로 더 잘 통한다.

회고록 제목은 「목적을 갖고 일어나라 : 100년 인생에서 배운 것」. 출판사 측은 “인생 이야기와 철학적 내용, 영적 안내 글이 담긴 책”이라며 “진 수녀가 103년간 쌓아온 지혜와 교훈이 녹아 있다”고 밝혔다. 진 수녀는 스포츠 전문 기자의 도움을 받아 회고록을 완성했다.

진 수녀는 회고록 서문에 “103년 동안 많은 변화를 보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내 인생이 특별해서 쓴 책이 아니다. 목적을 갖고 일어나면 기쁨과 성취감 가득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적었다.

한국에서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해인 1919년에 태어난 진 수녀는 고등학생 시절 담임 수녀의 기쁨과 헌신에 반해 수도자의 삶을 결심했다. 졸업 후 곧바로 수녀회에 입회했다. 램블러 농구팀과 인연을 맺기 전까지는 고향 캘리포니아에 있는 가톨릭계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진 수녀는 “(은퇴를 앞둔 나이에) 대학 요청으로 농구팀 일원이 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진 수녀가 농구팀에서 하는 일은 선수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것이다. 경기 전에 기도해주고, 선수들 고민을 들어주고,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있으면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주는 일 등이다. 그러다 보니 코치나 감독보다 선수들을 더 잘 안다.

조용히 선수들 뒷바라지를 하던 진 수녀는 램블러가 2018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토너먼트에서 파죽지세로 연전연승하는 대이변을 일으키면서 일약 스타가 됐다. 약체에 속하는 램블러가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물리치며 16강, 8강, 4강으로 올라가자 중계방송 해설자와 언론들이 진 수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코트 밖에서 손에 땀을 쥐고 기도하고, 때로는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백발 할머니의 ‘기도발’에서 연승의 비결을 찾은 것이다.

램블러는 그해 창단 후 처음 4강에 진출했다. 그때부터 진 수녀는 CNN과 뉴욕타임스 등 유수 언론들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캠퍼스의 마스코트가 됐다. 한창 인기가 좋을 때는 백발의 단발머리 할머니 수녀 인형이 온라인 마켓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진 수녀는 노익장의 비결을 “기도 생활과 어머니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진 수녀는 “어릴 적에 어머니로부터 ‘녹슬어 없어지는 것보다 닳아 없어지는 게 낫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닳아 없어질 때까지 램블러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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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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