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8~30일 헝가리를 사목방문한다. 교황의 이번 사목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이 넘어가면서 악화된 유럽의 이주민과 난민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사목방문 기간 동안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난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교황은 2021년 9월 7시간 동안 헝가리를 방문해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한 뒤 오르반 총리와 짧게 만났다. 지난해 4월에도 교황청에서 오르반 총리를 만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줄곧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을 포함한 유럽의 난민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교황은 전쟁과 빈곤을 피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을 환대해줄 것을 유럽에 요청했다.
반면 민족주의적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이주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보수적 입장이다. 특히 비유럽 난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는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오르반 총리의 이러한 성향에도 불구하고 헝가리는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3만5000여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은 물론 다른 나라가 제공하는 무기 역시 헝가리 영토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의 러시아에 대한 금수 조치와 재정 지원 모두 거부한다.
교황은 부다페스트 도착 후 바로 오르반 총리를 만나 난민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교황은 또 헝가리가 수용한 난민들과 어린이들도 만나 위로하고, 헝가리의 학계와 문화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유럽의 평화를 주제로 연설하고 메시지를 발표한다.
유럽 외교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오르반 총리의 오랜 친분 관계를 고려할 때, 교황은 이번 사목방문에서 헝가리가 평화 회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86세의 고령인 교황은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고, 9월 말에 몽골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