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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닥칠 때마다 교회 수호자가 된 요셉 성인

역대 교황들, 어려움 있을 때 요셉 신심에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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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도 레니 작 '성 요셉과 아기 예수' , 미국 휴스턴미술관 소장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마태 1,19)

예수 그리스도의 양부이자, 성모 마리아의 순결한 배필인 성가정과 보편 교회의 보호자 성 요셉은 평범한 가장이자 노동자였다. 그는 굳은 신앙으로 수많은 고난과 위험을 이겨내고 무사히 예수님을 양육했다. 교회는 이처럼 주님 구원 사업의 협력자로 일생을 헌신한 성인을 공경해 매년 3월을 ‘성 요셉 성월’로 지낸다. 그리고 20일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이다. 성 요셉 대축일은 원래 19일이지만, 올해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 제4주일과 겹쳐 20일로 옮겨 경축한다.

초대 교회로부터 이어온 요셉 신심은 특히 교회가 위기나 혼란에 처하거나 변곡점을 맞을 때 큰 빛을 발했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이 1870년 12월 8일 성 요셉을 ‘보편 교회의 수호자’로 선포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었다. 당시 교회는 이탈리아 통일 전쟁에 휩쓸려 로마가 점령되고, 제1차 바티칸 공의회도 중단되는 위기를 겪은 직후였다. 교황령은 몰수당하고, 교황은 궁에 유폐된 포로나 다름없는 신세였다. 이런 가운데 비오 9세는 공의회 개최 1주년째인 이날 교령 「하느님께서는 같은 방식으로」를 발표해 요셉 성인에게 보호를 청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비오 9세는 절망 대신 희망을 품었고, 그의 기대처럼 보편 교회는 세속 권력은 잃었어도 영적으로 건재할 수 있었다. 이어 레오 13세는 1889년 회칙을 반포해 요셉 성인을 성가정의 보호자인 가장의 모범으로 공표했다.

 

 

 


요셉 성인이 보편 교회의 수호자가 되고 50년 후, 교회와 세상은 또 다른 위기를 겪고 고통에 차 있었다. 유례없이 많은 인명을 앗아간 제1차 세계대전이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상에서 인류애와 가정 공동체는 붕괴했고, 사회주의는 날로 세를 불렸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1920년 교서 「건강한 선」을 통해 성 요셉을 노동자와 임종자의 수호자로 선포했다. 성인이 묵묵히 본업에 충실한 목수이자, 주님과 성모 마리아 품에서 선종한 유일한 인물이란 이유였다. 교황은 “노동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적인 사회주의 대신, 노동자의 수호자인 성 요셉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정이 바로 인간 사회의 핵심이자 기초”라며 “성가정 모범을 따름으로써 개인 도덕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공동체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공산주의와 무신론 확산으로 교회가 불안에 시달린 시대에도 요셉 성인은 수호자 역할을 했다. 비오 11세는 1937년 세계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광범위한 교회 운동을 요셉 성인의 보호에 맡겼다. 가경자 비오 12세는 1955년 5월 1일 노동절을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로 정했다. 냉전 말기인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성 요셉이 ‘구세주의 보호자’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교회의 세기적 전환점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도 요셉 신심이 요구됐다. 성 요한 23세는 1961년 성 요셉 축일에 회칙을 발표해 성인에게 공의회를 보호해 달라고 청했다. 

‘보편 교회의 수호자 성 요셉 선포’ 150주년인 2020년 교회는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해 12월 8일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를 발표해 요셉 성인이 다양한 모습을 지닌 아버지이자, 주목받지 않고 신중하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살아가는 진정한 구원의 사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인은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이 구원 역사에서 비할 데 없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며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역사의 중요한 사건을 써내려가는 이들도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교황은 2021년 12월 8일까지 1년을 예수님을 기르신 ‘성 요셉의 해’로 선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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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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