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는 13~16일 열린 춘계 정기총회에서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가 제출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개정안)를 승인했다. 1995년 사목 지침서가 발표된 이후 30여 년 만이다.

사목 지침서는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글로 편찬한 한국 지역 교회 법전으로, 한국 교회에서 사목 준거가 되는 가장 중요한 규범이다. 당시 주교회의는 현실 여건에 부합하는 지침서를 펴냄으로써 지침서만으로도 일상적 사목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편찬했다. 하지만 그동안 교회 현실에 많은 변화가 있어 개정돼야 한다는 제안이 있어왔다.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는 2017년 12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사목 지침서 개정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현 지침서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할 지침들을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개정 작업을 진행해 이번 총회에서 승인을 받았다. 개정안은 사도좌 인준 절차를 거친 다음 공포될 예정이다.

또 2020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승인한 「한국 천주교 사제 양성 지침」(개정안)이 사도좌의 추인을 받았음을 확인했으며, 성직자부 요청에 따라 몇 가지 수정 사항을 반영한 지침 개정본을 사도좌에 제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 안내서’를 최종 선정했다. 안내서에는 최양업 신부의 시복 시성 기도문과 함께 전구 기도를 바치는 방법, 생애, 관련 성지, 현재 시복 절차 단계 등 최양업 신부에 대한 핵심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한 안내 리플릿은 전국 공용으로 사용돼 한국 교회 구성원 전체의 시복시성 및 현양 운동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교회의는 오는 10월 4~29일 로마에서 개최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를 위해 각 교구 교구장 주교의 재량에 따라, 5월 31일 성모 기도의 날 행사를 갖기로 결정했다.

주교회의는 또 전국 교구가 힘을 합쳐 모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 지원금 42억 6530만 9986원(3월 13일 기준)을 교황청에 전달하고, 구호 활동에 잘 사용될 수 있도록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후 주교들의 자율적 기부로 조성된 ‘착한 사마리아인 기금’은 보편 교회의 수도자 양성과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에 거주하는 가난한 나라의 사제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정기총회 기간에는 주교회의 전국 위원장도 새로 선임했다.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에 정신철 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에 이용훈 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에 정순택 대주교,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 서상범 주교, 순교자현양과성지순례사목위원회에 위원장 구요비 주교,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에 김종강 주교, 천주교용어위원회 위원장에 조규만 주교가 선임됐다.

총회 첫날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로 양기석(수원교구) 신부를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