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어울림의 공간
[앵커] 단돈 3천원으로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전주에도 문을 열었습니다.
천주교 전주교구가 운영하는 ‘청년식탁 사잇길’인데요.
김현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북대학교 인근 상가 2층에 자리한 청년식탁 사잇길.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메뉴판 가격이 믿기지 않습니다.
김치찌개가 단돈 3천 원.
추가로 천원을 더 내면 어묵, 햄, 라면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김치찌개 종류도 돈육, 참치, 두부, 비건까지 다양합니다.
<김회인 신부 / 청년식탁 사잇길 대표>
“근데 비건 김치찌개가 있어 하면서 그래도 한번 먹어보고 바로 이렇게 접근성이 되는 거잖아요. 강요를 하는 건 아니고 이러한 우리의 식생활이 이러한 비건 김치찌개를 함으로써 ‘공동의 지구를 지금 살리는데 나도 모르게 이렇게 함께한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이곳 대표를 맡고 있는 김회인 신부와 주방 식구들은 분주해집니다.
전주교구가 경제, 사회적으로 어렵거나 소외된 청년들을 돕기 위해 만든 공간으로 지난 10일 문을 열었습니다.
식당 옆에는 차를 마시고, 공부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김 신부는 청년들을 위로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밥집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김회인 신부 / 청년식탁 사잇길 대표>
“진정 어린 마음으로 그들(청년들)에게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그들(청년들)을 그저 위로해 주고 뭐랄까 위안을 줄 수 있는…바로 그 식탁이라고 하는 어우러짐의 가장 기본적인 것 우리 교회가 그것을 제시할 수 있겠다. ”
사잇길은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긴 하지만, 오로지 청년만을 위한 공간은 아닙니다.
점심과 저녁 시간, 식사를 하고 싶은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이날도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하나, 둘 청년들이 식사를 하러 들어옵니다.
정식으로 문을 연지 열흘 정도 지났지만, 벌써 알음알음 소식을 듣고 인근 지역 대학생들도 사잇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임동찬 /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저는 지인이 소개해줘 가지고 왔는데요. (제가) 자취하다 보니까 밥을 거를 때가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까 학교 앞이고 자주 오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 공간도 있어가지고 간간이 와서 공부하기도 좋은 거 같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홀로 생활하는 80대 어르신도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아 이틀째 점심을 해결합니다.
“여기 좋다고 한번 가보시라고 해서. (맛은 어떠세요?) 아주 좋아요. 나야 내가 해먹는데 저 맛을 따라 갈 수 있나요? (가격은 어떠세요?) 가격은 오히려 미안할 정도죠.”
현재는 하루 평균 50여명이 이곳 ‘청년식탁 사잇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3천 원이라는 가격으로는 현실적으로 식당 운영이 어려운 실정.
교구 지원금과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도움의 손길이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김회인 신부 / 청년식탁 사잇길 대표>
“신념을 가지고 그런 신앙심을 가지고 함께하시는 많은 분들 때문에 이 장소는 지속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지속 가능성을 더 키워나가야 되는 게 아마도 저의 임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