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내 성학대 문제를 다룬 자의 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의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성직자뿐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에게도 적용되며, 피해자 범위도 미성년자뿐 아니라 성인까지로 확대됐습니다.

맹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월 25일자 교황청 성명입니다.

2019년 발표된 자의 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를 업데이트 한다는 내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성직자나 수도자에 의한 성학대 혐의를 인지할 경우 의무적으로 교회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성학대 문제를 은폐하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했을 경우도 신고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성학대 피해자를 먼저 만나 용서를 구한 뒤,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저는 성학대, 권력남용, 양심의 학대 생존자 8명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한 말을 기억합니다. 이 범죄를 주님의 자비 앞에 두고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성학대 문제에 대한 교황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조치였습니다. 

이번에 교황은 성직자와 수도자뿐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도 자의 교서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교황청이 승인했거나 창설한 국제단체의 중재자이거나 과거 해당 직위를 역임할 당시 성학대 혐의가 있으면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피해 대상의 범위가 확대됐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피해자를 미성년자와 취약한 사람으로 규정했는데, 미성년자 또는 이성이 불완전한 사람, 취약한 성인으로 피해 범위를 넓혔습니다.

신고 접수와 처리를 맡을 조직과 사무실을 명시한 것도 특징입니다.

아직 전담 기구가 설치되지 않은 교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개정된 자의 교서는 다음달 30일부터 발효됩니다.

이번 자의 교서 개정을 두고 일부에서는 교황의 두 번째 경고라는 해석까지 나옵니다.

성학대 근절과 피해자에게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교황의 열망이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