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년 넘는 시간 동안 우리의 일상을 위협했던 코로나19.
이제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점차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팬데믹이 우리 신앙생활에 미친 영향은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시기 신앙과 삶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짚어봅니다.
먼저 김형준 기자가 가톨릭 신자들이 응답한 코로나19 전후의 신앙생활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일상을 삼킨 코로나19는 신앙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팬데믹 시기 신자들은 심리적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크게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미사 중단’ 사태를 겪기도 했지만, 신앙생활의 어려움은 비교적 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주일미사 참여율을 보면, 코로나19가 신앙생활에 준 영향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팬데믹 이전 매주 주일미사에 참여한 신자 가운데 10명 중 7명만이 최근에도 매주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세부 수치로 보면, 응답자 1063명 가운데 코로나 이전에는 611명이, 현재는 486명이 매주 주일미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만 주일미사에 참여했던 신자들이나 아예 참여하지 않았던 신자들 중 일부는 최근 매주 혹은 매월 몇 차례씩 성당을 찾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청년층의 주일미사 참여율도 하향세를 보였습니다.
20대 주일미사 참여율은 코로나 이전 대비 17.1p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면미사 참여가 줄어든 이유로는 코로나19 전염 우려와 미사 불참이 익숙해져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20대의 경우 주일미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특히 높았습니다.
코로나 시기 신앙생활이 위축되지만은 않았습니다.
여러 온라인, 방송 매체를 통한 신심활동이 활성화되기도 했습니다.
신자들은 CPBC 매일미사를 시청하거나 매신저를 통해 친교를 나눴고, 종교와 신앙에 관한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며 신심을 이어갔습니다.
온라인 또는 방송 미사에 대한 만족도는 61.7로 대체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제 미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영성체를 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6.7였습니다.
다만 온라인·방송 미사는 최근 대면미사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아울러 실제 미사에서 얻는 체험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천주교회에서 가장 변해야 하는 문화에 대한 신자들의 생각도 담겼습니다.
‘신자들 간 끼리끼리 문화’가 첫째로 꼽혔고, 권위주의적 문화, 일부 신자 위주의 본당 운영, 사제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올해 11월 발간될 「한국 천주교회 코로나 팬데믹 사목백서」에 반영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