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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회, 가톨릭 반달리즘에 피해 심각

지난 3년간 가톨릭 시설·성물 훼손 300건 넘어… 낙태 찬성 극단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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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낙태 찬성 극단주의자들이 훼손 또는 파괴한 가톨릭교회 시설과 성물들. OSV

지난 3년간 가톨릭 시설물과 성물이 훼손된 횟수가 300회에 달했다. 반그리스도교 정서가 강한 이슬람 지역 상황이 아니다. 사상과 종교의 자유는 물론 문화 다양성 존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현실이다.

가톨릭 인터넷 언론 Zenit에 따르면 3월 11일 코네티컷주에 있는 한 성당에서 발생한 기물 파손 사건은 ‘암울한 이정표’가 됐다. 2020년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300번째 가톨릭 시설 훼손 사건이기 때문이다.

코네티컷주 레디어드 경찰은 “한 남성이 토요일(11일) 밤 루르드의 성모 성당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벽에 낙서했다”며 범행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문화유산이나 공공시설, 종교 상징물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반달리즘(vandalism)으로 규정했다.

가톨릭을 노린 반달리즘은 2020년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기성 종교, 특히 백인들 교회가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의 훼손 사건은 낙태 찬성 극단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이들은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례를 폐기한 직후부터 보수 성향의 백인 교회와 생명운동단체 사무실 등을 훼손하고 있다. 이들은 성당 마당에 있는 성상을 훼손하거나 생명운동단체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스프레이로 “낙태가 안전하지 않다면 당신도 안전하지 않아”라는 협박성 글을 휘갈기고 도주한다.

방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지금까지 유서 깊은 성당 3곳이 불에 탔다. 미사를 방해하고 성당 입구를 봉쇄하는 일도 최소 12회 이상 발생했다.

보수 성향의 가톨릭 단체 ‘가톨릭보트(CatholicVote)’를 이끄는 브라이언 버치 회장은 “가톨릭교회에 대한 폭력의 전염병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어느 미국인도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들의 폭력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종교 상징물을 훼손해 기소된 낙태 찬성론자는 거의 없다는 게 가톨릭보트의 주장이다. 버치 회장은 “바이든은 (존 F.케네디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가톨릭 대통령이지만 무모할 정도로 교회를 무시한다”며 “그러니까 그들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공격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낙태 찬성 급진주의자보다 낙태 반대론자가 더 많이 기소됐음을 인정했다. 그는 “낙태 찬성론자들은 밤에 몰래 침입하는 반면, 낙태 반대론자들은 낮에 불법 시위를 해서 증거 확보가 쉽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주로 낙태 시술 병원 봉쇄 시위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드러나 기소됐다.

가톨릭보트는 가톨릭에 대한 악의적 공격을 규탄하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치권을 향해 적극적 대응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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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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