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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간 결합 축복” 독일 ‘시노드의 길’ 폐막...시노드 정기총회에 개혁안 반영 요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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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교회의 의장 게오르크 베칭 주교(가운데)를 비롯한 시노드의 길 공동 의장단이 지난해 9월 4차 총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OSV

독일 교회가 가까운 시일에 동성 간 결합을 축복하고, 자격을 갖춘 평신도가 미사 강론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사제 독신의무 규정 완화와 여성 부제 서품 승인을 교황청에 요청하기로 했다.

독일 평신도 대표와 주교들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0개 항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3년간 진행해온 ‘시노드의 길(Der Synodale Weg)’을 3월 11일 폐막했다. 독일 시노드의 길은 사제 성 학대 파문으로 인한 교회의 신뢰 추락과 신자 대거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출범한 회의기구다. 주교회의와 평신도 조직인 가톨릭인중앙위원회는 그동안 총회를 5번이나 열어 쇄신 및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주교회의 의장 게오르크 베칭 주교는 11일 폐막 총회에서 “결의안에 담긴 의제들은 가시적 변화를 이루려는 지역 교회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이르메 카르프 가톨릭인중앙위원회 의장은 “실망과 분노, 절망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행복감과 성공적인 협력의 단계도 있었다”며 “이제 우리는 많은 사람이 보내준 신뢰가 합당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압도적 지지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가톨릭 통신사 KNA는 “투표에 참여한 주교 58명 중 38명이 찬성했다”고 전했다. 시노드의 길은 급진적이면서도 예민한 의제가 많아 그동안 교황청을 비롯한 보편 교회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보수 성향의 미국과 폴란드 주교들은 “(그런 논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한 교회 권위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는 요지의 공개서한을 독일 교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독일 교회는 곳곳에서 전해지는 우려를 일축하며 회의를 강행했다. 교황과 개혁 노선이 같은 뮌헨-프라이징 대주교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조차 “교리는 절대 불변이 아니다. 동성애적 행위의 도덕성에 관한 교회 가르침은 변해야 한다”며 시노드의 길에 적극 참여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최근 한 출판기념회에서 독일 교회의 개혁안에 대한 질문에 “지역 교회는 보편 교회의 규율과 관련된 사항에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교황청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2년 전 동성 결합 축복을 허용할 수 없다는 요지의 문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교회 구성원들이 공동 합의 방식으로 쇄신 및 개혁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노드의 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주교와 평신도, 신학자들이 수평적 관계에서 열띤 토론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그 자체가 시노드 정신의 실천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시노드의 길이 채택한 △동성 결합 축복 △평신도 강론 허용 △여성 서품 △성 윤리에 관한 가르침의 변화 △주교 임명 과정에 평신도 참여 등은 지역 교회 차원에서 결의해 실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만일 독일 교회가 실행에 옮긴다면 교황이 우려한 대로 교회 친교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 일치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독일 주교들은 오는 10월과 내년 10월 두 회기에 걸쳐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 자신들이 마련한 개혁안을 제출하고 적극적인 반영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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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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