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교구사에 큰 업적을 남긴 브뤼기에르 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방유룡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선포했다.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 입국을 시도하다 1835년 중국 마가자 교우촌에서 병으로 선종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1968년 11대 교구장으로 착좌해 30년간 교구장을 지냈다. 한국 사회의 인권 향상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헌신해 지금까지 가장 존경받는 성직자로 꼽힌다. 한국순교복자 가족 수도회의 창설자 방유룡 신부는 수녀회, 성직수도회, 재속복자회, 빨마수녀회를 차례로 설립했다. 세 성직자 모두 서울대교구를 넘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교회 안팎에서는 이들에 대한 시복시성 문제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한국 평단협은 지난해 4월 춘계 상임위원회에서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복 운동을 펼치자는 뜻을 모은 바 있다.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김 추기경 선종 이후 10여 년 넘게 자료를 수집, 연구한 것도 시복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해된다. 정순택 대주교는 그동안 오랜 기간 숙고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후보자들의 덕행을 검토해 이번 결정을 했다. 전적으로 환영한다.
이번 발표는 시작일 뿐이다. 시복시성은 후보자의 삶과 성덕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와 자료를 모아 엄격한 심사를 토대로 진행하며, 최종 결정은 교황청이 내린다. 1차 관문은 가경자, 다음이 시복, 시성이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업적을 알리고 그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한국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가 무엇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