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주교 "사법제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 하셨던 분"
[앵커] 서울대교구는 지난 1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기억하다·빛과 소금이 된 이들’ 세 번째 미사로 ‘김홍섭 판사 기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신자들은 김홍섭 판사의 모범을 따라 신앙인으로서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도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모든 삶을 신앙 안에 뒀던 김홍섭 판사.
김 판사는 법조인으로서 법과 양심에 따른 삶을 살았습니다.
재속 프란치스코회원으로서 가난과 형제애를 실천한 그리스도인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가 된 김 판사의 삶과 신앙은 사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가톨릭 신앙으로 이끌었습니다.
서울대교구는 1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김홍섭 판사 기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김홍섭 판사는 하느님의 백성을 모아드리기 위해 깊은 헌신의 삶을 산 법관이었다”며 김 판사를 기렸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하느님의 정의를 또 하느님의 다스림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사법제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 하셨던 그분의 삶의 모습은 그분이 얻으셨던 불리었던 여러 많은 칭호들 가운데서도 드러납니다."
김 판사는 법조인으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죄수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신앙으로 이끌었습니다.
특히 특히 사형수 선교에 힘쓰면서 '사형수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에 대해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복음의 정신을 실천하고 증언하며 자신의 삶의 현장을 복음화 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 존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김 판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한 평신도 상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자신만의 영혼 구령에 몰두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소년범들을 교화하고 사형수들을 구원하고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자선활동과 선교활동에 헌신하신 평신도이셨습니다."
정 대주교는 "김 판사의 사랑 실천은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고자 하는 한 신앙인의 진실한 자세였다”며 “김 판사의 삶의 여정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우리 기쁨의 여정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판사의 생애를 돌아보며 우리가 공통으로 나눠 받은 사도직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도록 불리움 받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김홍섭 바오로 판사님이 바랐던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정의가 넘치는 그런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미사에는 김홍섭 판사의 둘째 아들인 김계훈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유가족과 가톨릭서울법조회 회원들, 신자 45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김홍섭 판사는 1915년 전북 김제군 금산면 원평리에서 태어나 1926년 원평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40년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다.
1945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한 후 1946년 판사로 자리를 옮겨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광주고등법원장, 서울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1953년 세례를 받은 후 1964년 재속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했습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한국 근현대사 신앙 선조들을 기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신앙의 모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기억하다·빛과 소금이 된 이들’ 미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3월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첫 미사를 봉헌했고 11월에는 선우경식 요셉 원장을 기리는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서울대교구는 매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기억하다·빛과 소금이 된 이들’ 미사를 봉헌할 예정입니다.
CPBC 도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