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강릉 산불 현장 찾아 위로… 이재민 위한 관심·기도 당부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가 17일 교구 사제들과 함께 강릉 지역 산불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화마가 할퀴고 간 현장에 주교와 사제들이 찾아 위로를 전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17일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강릉 지역 일대를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둘러봤다. 김 주교와 사제들은 매캐한 연기 냄새가 가득한 화재 현장과 주택이 전소한 신자 가정을 다니며 교구가 돌봐야 할 부분을 꼼꼼히 점검했다. 춘천교구는 11일 화재 발생 직후 즉시 피해 신자들을 위한 긴급구호 성금도 마련해 전달하는 등 피해 신자 돌보기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 피해 복구에 전념하는 이들을 위해 관할 지역 본당에서 미사도 봉헌했다.
김 주교는 “피해 가정 가운데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가정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무척 마음이 아프다”면서 “산불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모두가 함께 기도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번 화재로 특히 춘천교구 초당본당(주임 최기홍 신부) 교우들이 거주하던 주택 4채와 농막 1채가 전소하는 등 지역 본당 가운데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기쁜 부활 시기에 입은 벼락같은 고통에 강릉 지역의 많은 주민과 신자들이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최기홍 신부는 “산불로 네 가족이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현재 불안한 임시 거처에 살고 있다”면서 “참담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찬용(바오로) 초당본당 사목회장은 “경포대 일대에서 주택과 펜션 등 100여 채가 전소하거나 부분 소실됐다”며 “교우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까지 불이 번지지 않아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불로 주택 전소의 피해를 당한 교우들은 당장 집을 잃은 고통을 호소했다. 최종옥(수산나)씨는 “50년 동안 살던 집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면서 “피해 주민을 위한 확실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마득상(베드로)씨도 “직장에서 배려해줘 직장 내 기숙사에서 가족들이 지내고 있다”면서 “덕분에 한시름 놨다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지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교구는 13일 강릉 산불 피해복구 지원을 위한 긴급 재해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피해복구 지원금 4000만 원을 춘천교구에 전달키로 하는 등 연대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16일 기준 주택과 숙박시설 200여 동을 포함해 266동의 건축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림 179ha가 소실됐으며, 1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