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 본부장 이성효 주교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중단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재고 및 올바른 입법을 촉구하는 생명운동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처음 세 가족만 참석한 미국 생명대행진 행사가 ‘로 대 웨이드’ 법 폐기를 선언하게 했다”면서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 길은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성효 주교의 이런 방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교회 생명운동의 방향과 관련해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법을 개정하라고 했지만, 국회는 4년이 넘도록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낙태죄를 방치하고 있는 건 한 마디로 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법안 마련에 열쇠를 쥐고 있는 건 국회의원이다. 생명운동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있다면 찾아가서 손을 잡아야 한다.

둘째는 생명운동 재점검이다. 그동안 교회는 일부 여성단체의 낙태권 주장에 맞서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했고, 남성에게 책임을 더 지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동조했다. 그 과정에서 태아에 대한 아빠의 권리와 노력은 외면했다. 그러나 생명을 지키는 데는 여성과 남성이 따로 없다. 실제로 한 아빠는 아이 엄마가 낙태할까 봐 직장까지 그만두면서 아이를 지켰고, 현재도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제 교회 생명운동의 초점은 태아의 생명을 지키려는 사람에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