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N 동유럽 담당 카츠마렉 실장, 본지 인터뷰 통해 한국 교회 연대 호소
ACN 동유럽 담당 카츠마렉 실장
“우크라이나는 크나큰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동유럽 담당 마그다 카츠마렉(Magda Kaczmarek) 실장<사진>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전쟁의 끝은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도 이 질문에 답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현지의 급박한 전쟁 상황을 전했다. 폴란드인인 그는 ACN의 우크라이나 사목 원조 활동 책임자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1년 사이 세 번이나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곳곳을 현지 시찰하며 지원을 돕고 있다
ACN 한국지부(지부장 박기석 신부)의 도움으로 본지 인터뷰에 응한 카츠마렉 실장은 “우크라이나 전체가 극심한 고통 중에 있으며,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삶의 의미와 존재 이유를 잃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세 번째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그는 보편 교회가 전하는 사목적 지원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도 키이우(Kyiv)를 비롯해 이르핀(Irpin)과 브로바리(Brovary) 등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우크라이나군이 다시 수복한 도시들을 속속 찾았다. 그는 “갈라진 가정, 아빠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아이들까지, 이들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며 “절대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츠마렉 실장이 언제 포탄이 다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경을 넘고 들어가 바라본 우크라이나 도시 풍경은 처참히 파괴된 지옥을 방불케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만 전체 인구의 34를 웃도는 약 1500만 명이 고향을 잃고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으로 낯선 땅에 내몰린 우크라이나 난민을 돌보는 일, 그들을 향한 치유의 실천이 보편 교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츠마렉 실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세계는 무너졌고, 더는 일상생활도, 일도 할 수 없다”면서 “피란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것은 자비의 실천이고, 이는 가톨릭교회에도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목자들이 전쟁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교회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카츠마렉 실장은 “우크라이나 동부로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여전히 그곳에 사는 주교와 사제, 수도자들과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여기고, 어떻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 두 번째 부활 시기를 맞았다. 카츠마렉 실장은 우크라이나가 보편 교회와 국제 사회의 힘으로 주님 부활이 선사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함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이 고통의 시간은 결국 부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