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WYD 참가 청년들이 게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고3이라 성당에 또래가 없어 맏언니 역할만 했는데, 이곳에서는 언니·오빠들이 잘 챙겨줘서 너무 좋아요!”

오는 8월 포르투갈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개최를 100일 앞두고, 오다연(비비안나, 18, 별내본당)양이 벅찬 마음을 전했다. 오양은 의정부교구 참가자 36명 가운데 가장 어린, 유일한 미성년자다. 대학 입시 준비에 한창일 고3 수험생이지만, WYD 준비에 여념이 없다. “본당 신부님을 통해 WYD를 알게 됐어요. 여름방학을 온전히 다 써서 다녀와야 하기에 고민도 컸지만, 세계 여러 나라 청소년들을 만나 배울 것이 더 많을 것이라 확신했어요. 다행히 부모님도 격려해주셨어요.”

15일 경기 고양시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서 열린 의정부교구 WYD 참가자 2차 사전 모임에는 들뜬 분위기가 감돌았다. WYD 참가자 사전 모임은 교구별 차이는 다소 있지만, WYD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개최국의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교구가 청소년부터 청년에 이르는 참가자들과 리스본 WYD 개최 100일을 앞두고 참가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사전 모임에 참석한 윤도현(아델라, 32, 야당맑은연못본당)씨는 “한창 본당 청년활동을 하던 대학생 때부터 참가를 원했지만, 상황상 도무지 쉽지 않았다”며 “더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 직장도 퇴사할 각오로 WYD 참가 신청을 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속속 소개되는 WYD 프로그램을 보며 떨리는 마음이 든다”며 “특히 포르투갈 교정시설의 재소자들이 ‘화해의 성사’를 위해 직접 만든다고 하는 고해소를 찾아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윤수혁(도미니코, 28, 대화동본당)씨는 “지난 13년간 냉담을 했었다”며 “우연히 다시 공동체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신앙적 의구심이 있어 WYD를 통해 답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WYD 참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이들도 있었다. 2019년 파나마 WYD에도 참가했던 김예나(로사, 29, 일산본당)씨는 “본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신앙 가정에서 하숙하는데, 낯선 이에게 문을 활짝 열어준 환대에 놀랐던 기억이 컸다”며 “전 세계가 신앙으로 연결된 신비한 체험은 평소에 접하기 어렵기에 다시 그 환대와 사랑을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홍석정 신부는 “사전 모임에 함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비대면 온라인 모임도 제공하고 있다. 모임을 더할수록 참여도와 이들의 웃음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청년 사목이 리스본 WYD를 계기로 기지개를 켜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대교구 WYD 참가 청년들이 대회를 준비하며 장기자랑 연습을 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제공

리스본 WYD 개막을 앞두고, 전국 교구들도 준비에 한창이다. 광주대교구의 참가자는 전체 44명으로, 사제 5명과 수도자 1명이 포함됐다. 매달 진행되는 모임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신앙적 지향을 갖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주교구는 1~7월 총 7회 사전 모임을 진행 중이다. 참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담화문을 통독하고, WYD에 대한 개인 지향을 점검한다. 이들은 순례할 장소를 비롯해 주보 성인들을 직접 조사하며 대회 분위기에 미리 녹아들고 있다. 사제 8명, 수녀 1명을 포함해 31명이 참여한다.

제주교구는 격월로 사전 모임 중이다. 오는 6월에 모임 때에는 1박 2일 연수를 통해 대회 주제곡을 익히고, 단체 활동을 연습한다. 안동교구에서는 청년 12명이 매달 두 차례 교구청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여 중이다. 인원이 소수여서 대구대교구에 소속됐지만, 사전 모임은 자체적으로 하는 등 WYD에 참가할 한국 젊은이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