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6개국 31개 종교 기구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 31개 종교 기구의 총 운용 투자액은 20억 달러(2조 6700억 원)에 이른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기후위기 대응 연대 기구인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ement)은 4월 20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6개국의 가톨릭 교구, 단체 등 31개 기구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전체 교구 중 런던교구를 포함해 절반이 넘는 16개 교구가 투자 중단을 밝혔다.
‘찬미받으소서 운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들은 지구 온도 상승의 주범이며,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지 않고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투자에 주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석연료 기업 투자 철회에 대한 교황청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미국 등 선진국의 가톨릭 교구들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유엔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기존의 화석연료 탄소 배출량이 감축 가능한 탄소 배출량을 능가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화석연료 사업은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쉘과 엑손 등 20여 개 거대 화석연료 기업들은 2030년까지 새로운 화석 연료 사업 개발에 1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 노르웨이, 호주, 캐나다 등은 새로운 화석연료 사업을 승인하고 있다. 또 파리협약 이후 7년 동안 전 세계 60개 은행이 5조 5000만 달러를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종교 기구들은 화석연료 투자 철회에 그치지 않고 은행과 증권사에 새 화석연료 사업 투자 중단 로비를 펼치고 ‘화석연료 비확산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 지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생태환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종교 지도자들은 화석연료 투자 철회는 시대의 요청이라고 강조한다. 영국 런던의 워털루 지역 성 요한 교회의 카논 질레스 고다드 목사는 “화석연료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지구 온도는 급격하게 상승한다”며 “전 세계 가난한 취약 계층이 그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 의존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고, 투자 철회는 그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로베르타 빈치니 이탈리아 가톨릭스카우트 총재는 “극도의 빈곤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돌보기 위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대로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미 행동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놓쳤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