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의 푸저우대교구장 린 지아샨(林家善, 사진) 대주교가 14일 오랜 투병 끝에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린 대주교는 20세기 중국의 정치적 격변기에 시련과 박해를 받은 지하교회 성직자다. 린 대주교는 문화대혁명 당시 노동수용소 생활을 한 후 46살에 사제품을 받았다. 하지만 공산 정부가 승인, 통제하는 공식교회로의 편입을 거부해 1984년부터 10년간 또다시 자유를 박탈당했다.
이어 1997년 푸저우에서 교구장직 승계권이 있는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지만, 교구장 선종 이후 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해 한동안 교구장직을 승계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바티칸과 2018년 체결한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합의’에 따라 2020년에야 그의 주교직을 공식 인정했다.
린 대주교는 대교구장 착좌 당시 사제와 수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식교회와 지하교회로 분열된) 교구의 일치를 위해 정부의 책임 있는 기관의 인정에 응했다”고 밝혔다. 또 교구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불화를 조장하는 공격과 판단을 피하고 일치의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호소했다.
중국에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공식교회와 정부 통제를 거부하며 사도좌와 일치하려는 지하교회가 있다. 공식교회와 지하교회는 하나의 가톨릭이지만, 두 공동체는 정치적 격변과 핍박 속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왔다. 두 공동체의 화해와 일치도 중국 교회가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