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전자 공학을 공부하다 성소를 발견한 사제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은 걸렸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에 확신을 했다는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조현용 신부입니다.
마흔 살에 새 사제가 된 조 신부를 이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미사가 끝난 성당에서 홀로 묵상하는 사제가 보입니다.
기도하고 묵상할 때 하느님을 발견하게 된다는 조현용 신부.
올해 2월에 사제품을 받은 조 신부는 부임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새 신부입니다.
조 신부는 사제가 된 것이 꿈만 같다고 말합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이 성당에 왔을 때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설렘과 두려움, 또 행복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런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들이 계속 교차하면서…”
첫 본당 부임 이틀째 되던 날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성당에서 키우는 개에게 물린 겁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병원 가서 치료를 받고 다행히 꿰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아 사제의 몸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우리 교회 모든 이를 위한 몸이구나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사로잡기 위한 세대별 맞춤형 강론 준비에도 만전을 기합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요. 선배 신부님들의 강론도 많이 참고하고 특별히 아이들이나 청년들 청소년들 강론을 준비할 때는 유튜브를 정말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만화 관련돼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고…"
유전 공학을 전공해 박사 과정까지 수료한 조 신부는 서른 살이 넘어서야 성소에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았기에 외려 늦은 나이에 성소를 발견한 것이 사제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제가 유전공학을 전공하면서 유전자 분석을 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그 다음에 여러 가지 조작된 식물들을 만드는 과정 안에서 ‘이게 과연 하느님의 뜻인가?’ 이런 생각들도 많이 하긴 했어요."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에 응답하는 것에 대해 조 신부는.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하느님의 부르심보다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는 귀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많이 듣지 못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방황했었고 결국에는 들을 수 있는 귀를 준 시점 때문에 제가 사제성소의 길을 가게 됐잖아요."
그러면서 조 신부는 하느님의 존재하심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많은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이나 어떤 말 잘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이 다 없다고 이야기 할지라도 하느님은 계시다는 것.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에 하느님의 부르심은 항상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
조 신부는 이대영 주임신부가 해준 여러 이야기 가운데 ‘행복’에 관한 조언이 가장 와닿는다고 말합니다.
<조현용 신부 / 서울대교구 수락산본당 보좌>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사제생활. 그때 그 말이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한 달 두 달 생활하면서 아, 이 말씀이셨구나. 내가 무엇을 찾으면서 가야되는지 알려주신 게 이거구나. 그렇게 지혜를 얻고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대영 플라치도 신부님, 사랑합니다! 제가 좋아합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