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60차 성소 주일을 맞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흥겨운 잔치가 열렸습니다.
모처럼 일반 신자들에게도 완전 개방된 성소 주일 행사 현장을 김영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개최된 성소 주일 행사.
신학교 정문을 통과하는 이들의 손에 짐이 한가득입니다.
하지만 표정 만큼은 마냥 즐겁습니다.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가 함께한 이번 행사에서는 나만의 주제성구 만들기와 수단 입기 등 신학생 체험, 그리스도의 교육수도회 등이 마련한 부스에서 성소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로만 칼라를 착용한 학생들이 성전으로 들어가 두 손을 모으고 포즈를 취합니다.
“신부님이 되는 것 같아요.” “수단 입으니까 신부님이 된 기분이었어요. (그럼 신부님 되고 싶어요?) 아직 없어요.”
특히 가톨릭대 신학대학엔 준비한 성체가 모자라 안수로 대신할 정도로 역대급 인파가 몰렸습니다.
신학교 운동장 일대와 야외제대 주변에는 돗자리 등이 빼곡히 깔려 있습니다.
교정 곳곳에서는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 흥겨운 잔치가 한창입니다.
한쪽에서는 한판 줄다리기가 진행됩니다.
무너지면서도 끝까지 줄을 놓지 않는 학생들에 맞서 신학생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힙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여념이 없는 초등학생들도 눈에 띕니다.
낚시와 돌림판 게임에 참여해 선물을 받고 함박웃음을 짓는 주일학교 학생들.
둥그렇게 둘러 앉아 게임에 열중인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행사를 준비한 수도회 관계자 등도 덩달아 흥겹습니다.
<파스칼 수녀 /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오! 너무 좋아요. 기분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요.”
이날 성소 주일 미사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 집전으로 봉헌됐습니다.
미사 중에는 묵주와 젤리 등 깜짝 선물 증정식도 열려 열띤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의정부교구 한 어린이의 재치 있는 답변에 손 주교를 비롯한 참가자들의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그래 가지고 들어가면 되겠네. 수녀원 가는 것 잊지 말고 (네. 저 결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여러분들이 미사 중에 이미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해서 그 길을 가는 분들, 그리고 또 그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 그분들을 위해서 많이 기도해 주기 바랍니다. 그럴 때 우리 교회가 정말 아름다운, 교회 풍요로운 교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손 주교는 이어 결혼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제로 부르시는 건 아닌지 성찰의 시간도 갖기를 당부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하느님께서 혹시 나를 사제로 수도자로 부르시는 것이 아닌가 집에 와서 꼭 생각하길 바라고 그게 아니면 아 나를 가정을 이루라는 그런 가정 성소로 부르시는구나, 제가 얘기한 대로 꼭 배우자 만나서 아이 셋 이상은 꼭 낳고 그 중에서 한 사람은 반드시 신학교나 수녀원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한편 대구대교구와 광주대교구, 수원교구 등 전국 교구도 오랜만에 신학교를 개방하고 수도회 등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CPBC 김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