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구가 엄옥순(라파엘라)을 가톨릭교회에서 파문한다는 교구장 김선태 주교 명의의 ‘자동 처벌 파문 제재에 대한 교령’과 ‘신앙일탈 행위를 막기 위한 사목적 지침’을 발표했다.
김선태 주교는 지난달 12일 공문을 통해 “교회법 제1364조 1항에 의거해 이단자 엄옥순(라파엘라)에게 자동 처벌의 파문을 선고하고, 교회법 제1331조 1항에 따라 모든 성사의 배령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교구장 주교가 직접 교령과 지침을 낼 정도로 교구 내 관할 지역에서 이 문제가 심각했고, 신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컸던 것이다.
김 주교는 지난해 7월 김용(소피아) 외 13명으로부터 엄옥순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는 요청받았다. 8월에 곧장 교구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한 결과, 엄옥순은 ‘가계치유’를 주장하며 속죄예물을 요구함으로써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에 대한 신앙을 왜곡하고, 성사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로 신격화해 본인을 통해야만 부활과 치유가 이뤄진다고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와 연옥에 대한 가톨릭교회 교리를 부정하는 등 심각한 이단 행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교구특별조사위원회는 올해 1월 13일 엄옥순의 언행이 ‘천상적 가톨릭 신앙(교회법 제750조)’에 분명히 반한다고 결정하고, 전주교구 법원의 합의제 재판부는 3월 23일 교회법 제751조에 해당하는 이단 행위라고 판결했다.
김 주교는 이에 따라 “본당 주임 신부가 허락하지 않은 사적인 ‘기도 모임’이나 ‘성경공부 모임’을 갖지 않아야 한다”며 “가계치유와 속죄기도는 가톨릭교회의 교리에 어긋나는 잘못된 신심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안팎에서 이뤄지는 신자들만의 사적인 모임이나 기도를 빌미로 어떤 명목으로든지 예물(금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 안에서 신앙과 전례, 교리를 왜곡하거나 개인적인 영적 체험이나 특별한 기도, 은사 체험을 통해 자신의 기도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는 사이비적인 행태이며, 이단적인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교회 안에서 위와 같은 신앙 행위가 있거나 요구하는 자가 있을 때는 본당 주임 신부나 교구(사목국)에 알려야 한다”며 “그동안 교회 안에서 신앙일탈 행위를 한 엄옥순과 관련된 모든 신자는 그 기도 모임과 신앙 행위들을 즉각 중지하고 각자의 본당과 가정에서 올바른 가톨릭 신앙과 믿음 안에서 새롭게 생활하도록 명한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그러면서 “엄옥순이 진심으로 회개해 자신의 범죄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청함으로써 자모이신 가톨릭교회와의 친교를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길 사랑과 은총의 하느님께 기도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