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후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 약 2만 명을 본토로 강제 이주시킨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들을 가족과 재결합시키기 위해 인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현지 시간으로 4월 30일, 사흘간의 헝가리 사도 순방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현재 진행 중인 미션이 있지만, 공적(public)인 것은 아니기에, 공적으로 진행되면 그에 대해 (추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며 “(전쟁 종식을 위한) 모든 인간적인 몸짓은 도움이 되지만, 잔인한 몸짓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어린이병원과 민간인 거주 아파트 등 민간인 지역에까지 포탄을 퍼붓는 러시아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황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포로 일부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 바 있다. 교황은 헝가리 방문 직전 우크라이나 총리 예방을 받았을 때도 어린이들의 귀환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러시아는 안전 문제 때문에 점령지역 어린이들을 본토로 옮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를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황이다.
한편, 교황은 방문 둘째 날 부다페스트에 있는 성 엘리사벳 대성당에서 가난한 이들과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 각별한 위로를 전했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오셨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복음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또 난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카리타스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교황은 “헝가리인들이 사랑하는 13세기 공주 엘리사벳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며 “성녀는 ‘자선의 언어’를 구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대함뿐만 아니라 열정으로 수많은 난민을 환영해 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150만 명 이상의 난민이 헝가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들은 친척과 지인들이 있는 유럽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로 헝가리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 가톨릭교회는 국경과 기차역에서 긴급 구호활동의 모범을 보여 국제 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난민 800만 명 이상이 유럽 연합으로 건너왔다”며 “유럽으로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난민 위기”라고 말했다.
로마 8장 35~8:37절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