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장소와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새로운 사제상으로 제시했다.
유흥식 추기경은 4월 26일 바티칸에서 열린 성소 주일 관련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변화된 사제상’에 대한 기자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2014년) 기간에 교황님이 보여주신 사제상의 ‘기준’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며 “한마디로 말하면 격식을 차리느라 주변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사제의 모습”이라고 대답했다.
교황이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다 차에서 내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고,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큰 의자를 사양하고 단상에서 내려온 모습 등을 떠올린 답변이다.
유 추기경은 또 성소 발견에는 “사목자와 평신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성령의 창조적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모든 이가 저마다 자신의 성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직자부 차관보 렌나 몬시뇰은 “유럽은 성소 위기를 겪고 있지만, 복음 선포를 위해 선교사들이 방문했던 지역(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는 본토인 사제가 많이 탄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교회는 청소년 사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성소 계발 측면에서도 위기를 초래한다”며 청소년 사목과 성소 사목의 통합 노력을 당부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