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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학자들, 여성·평신도 주교시노드 투표권 부여 환호

전체 대의원 400여 명 중70명을 비주교로 임명그중 절반은 여성이 참여아시아 신학자들 변화 환영남성주의 팽배 탈피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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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 사도 방문 당시 교황이 주재하는 종교간 대화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방글라데시 여성 신자들. OSV


아시아 신학자들이 여성에게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투표권을 부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결정에 환호했다. 또 이를 계기로 아시아 교회도 여성에게 문을 더 열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여성 투표권 부여란 교황이 평신도, 특히 여성도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리는 주교 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 대의원 자격으로 참여해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조치한 것을 말한다. 교황은 전체 대의원 400여 명 중 70명(절반은 여성)을 평신도와 수도자, 신부 등 ‘비(非)주교’로 임명하고 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주교 시노드 58년 역사상 평신도가 투표권 있는 대의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본지 5월 7일 자 9면 참조>



역사적 발걸음

아시아 가톨릭 통신(UCAN)에 따르면 미얀마의 살레시오회 신학자 마리아노 소 나잉 신부는 이 결정을 “역사적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또 “여성을 포함한 평신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의사 결정에 참여시키라고 미얀마 교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저명한 신학자 엠마누엘 아시 신부는 “아시아 교회와 보편 교회가 눈을 크게 뜨도록 해준(big eye-opener) 결정”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조셉 호 투 신부는 “보편 교회는 물론 지역 교회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여성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자들이 교황의 결정에 환호하는 이유는 아시아 교회에 남성 위주의 유교 질서와 이슬람 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기 때문이다.

신학자들은 아시아 교회가 세미나와 회의 석상에서 평신도 역할을 강조하지만, 정작 중요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평신도, 특히 여성을 배제해 온 점을 지적했다. 또 일부 교회에서는 여성 권익 보호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의 책임자조차 남성(성직자)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레이드 페르난도 신부는 “지금도 여성은 본당 공지를 쳐다보지 못하게 하는 신부가 스리랑카에 있다”고 비판했다.



유교 질서와 이슬람 문화 뿌리 깊어

파키스탄의 아시 신부는 “그동안 유럽과 미국, 라틴아메리카 교회에서 여성 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컸지만 아시아, 특히 인도 교회는 마지못해 ‘시늉’만 해왔다”며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이슬람 문화권에 있는 파키스탄 교회 역시 여성 평등에 대한 비전에 다소 부정적 견해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평신도 신학자 프란시스쿠스 보르기아스는 “여성은 초대 교회에서 위대하고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소위 ‘가부장제의 절대 강자’가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을 제거하면서 그들은 잊힌 존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주교 시노드 참여를 계기로 “아시아와 인도네시아 교회는 우리의 어머니인 여성을 교회의 삶과 봉사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파블로 다비드 주교는 “교황은 남성이 지배하는 기관에서 변방에 있는 사람들(여성)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며 “교황을 이를 통해 진정 변방으로 나간 셈”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주교 시노드는 단순히 주교들의 시노드가 아니라 ‘시노달리타스’라는 주제 자체에 대한 교회 전체의 시노드라고 강조한 교황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주교 시노드 본질 바뀌는 것 아냐

평신도의 주교 시노드 참여는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단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기존 규정을 폐지한 것은 아니다. 교황은 이미 주교 시노드에 관한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 2018년)를 통해 비주교가 참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주교들의 친교」에 “대의원 회의에는 주제와 상황에 따라 주교가 아닌 다른 이들도 소집될 수 있다. 이들의 역할은 각각의 경우마다 교황이 결정한다”(제2조 2항)고 명시했다.

주교 시노드 사무처도 평신도가 참여한다고 해서 주교 시노드의 본질이나 명칭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이는 혁명은 아니지만 중요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주제로 소집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는 오는 10월 4일부터 한 달 가까이 로마에서 진행된다. 제2회기는 2024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교황은 각 지역 주교회의연합회 등의 비밀투표 방식 추천을 받아 비주교 대의원을 임명할 계획이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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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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