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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저체중을 선망하는 사회

김정아 마리아 막달레나(보도제작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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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밤 10시에 한 병원을 찾았다. 병원 오픈을 12시간 남긴 시각. 이른바 ‘오픈런’을 위해 사람들이 늘어섰다. 그들은 돗자리와 담요까지 챙겨왔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다름 아닌 ‘다이어트약’. 경비원은 “근무하면서 사람들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살을 빼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온다”고 의아해 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이 병원을 찾았다. 건물 로비 끝까지 줄을 서 바글바글했다.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7시 반에 도착했지만 바로 앞에서 줄이 잘렸다. 오늘은 70명까지 받는 날이라며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하루에 최소 70명에서 120명까지 받고 주 6일 반복된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약을 먹는다는 걸까.

정상 체중인 사람도 약을 복용해도 되는 걸까.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물어보니 정상 체중인 경우엔 효과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다이어트약 중엔 중독성이 있는 약들이 있어 더 위험하다고 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정상 체중임에도 사람들이 살을 빼려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교수는 “SNS상의 자기애적 콘텐츠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을 느끼면서 ‘나는 못났고 예쁘지 않다’는 인식들이 형성되는 것 같다”며 “현재의 모습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손쉽게 다이어트약이라는 편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사회적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터 저체중을 선망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없는데도 약을 처방하는 의사도,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광고하는 병원도 모두 문제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 미디어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를 바꿀 노력도 미디어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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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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