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톨릭 신자 군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애를 나누는 ‘제63차 국제 군인 성지순례 대회’가 12~14일 프랑스 남부 루르드에서 개최됐다.
아시아 유일의 참가국인 한국을 비롯해 유럽 34개 나라, 미국과 캐나다, 아프리카 콩고 등 39개국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6개 나라 군종교구장 주교를 비롯해 전 세계 군종신부와 군인 신자까지 1만여 명이 참가해 세계 평화의 의미를 다졌다. 특히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젊은 사관생도부터 은퇴한 군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친교와 일치를 다졌다. 이들은 국적과 나이를 떠나 평화를 추구하고 전쟁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 군인들의 치유를 위해 신앙 안에 하나가 되고자 다짐했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주교들과 군 장성급들을 위한 ‘평화를 위한 군종신부와 군인 신자들의 역할’이란 주제 세미나, 촛불 행렬과 함께하는 묵주기도, 성체강복 예절, 폐막 미사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13개국 군악대가 성대한 연주를 더 해 행사장 곳곳은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국 교회에서는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를 비롯해 43명이 참가했다. 김준래(해군 신선대본당 주임) 신부 등 군종사제 13명, 김연재 중령, 김용환 예비역 준장 등 군인 및 가족이 28명이다. 한국대표단은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든 기수단 최재관(육군, 하상바오로본당 주임) 신부, 김연재(체칠리아), 진정화(마리아) 중령을 선두로 손을 흔들며 입장했다. 한국은 격년마다 참가해왔는데, 이번 참가는 5년 만이었다. 2020~2021년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대회가 개최되지 못했다.
기수단 김연재 중령은 “세계 군인들이 루르드 성모님 앞에 모여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주님을 찬미하는 행사에 대한민국 기수단 임무를 수행하게 돼 영광스러웠다”며 “동행한 두 아이에게 22년째 간호장교로 복무 중인 군인 엄마로서의 자부심을 보여줘 더욱 기뻤다”고 했다.
서상범 주교는 “국제 군인 성지순례 대회는 1958년 루르드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해 세계 평화를 위하고자 시작한 역사 있는 대회”라며 “각국 군종교구와 친교를 나누며 큰 은총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이어 “함께한 군종사제들이 군종 사목에 활력소를 얻길 바라며, 앞으로 한국 교회가 가톨릭 국제 행사에 단순 참가자가 아닌, 주축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전 세계 신자 군인들 간 친교를 다지는 축제의 장인 ‘국제 군인 성지순례 대회’는 루르드에서 발현한 ‘평화의 모후’ 성모 마리아를 군인들의 수호자로 섬기고자 1958년 시작됐다. 이후 프랑스 군종교구 주관으로 매년 루르드에서 열리며, 이번 대회는 교황청 국무장관(피에트로 파를린 추기경)이 주최하고, 프랑스 군종교구가 주관했다.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