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친절’을 강조했다. 교황은 제57차 홍보 주일(21일) 담화에서 “우리 사회에서 친절이 ‘예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며 “(친절은) 마음을 독살하고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잔혹함에 대한 진정한 해독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특히 홍보 주일이면 수많은 대중 매체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종사자들에게 진심 어린 소통의 의미와 예수님 닮은 사랑의 대화로 사회를 평화롭게 건설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교황이 올해 특별히 ‘친절’을 재차 언급한 것은 매체를 넘어 대중이 불친절과 분노, 격분, 충돌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사람들과 기쁨, 희망, 그리고 자신의 고통, 두려움을 나누는가. 안타깝게도 사랑의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기보다, 뒷담화와 악플을 통해 익명화된 공간의 투사가 되는 이들이 많다. 오래전부터‘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길 선호했던 우리 전통과는 달리, 오늘날 불친절한 말 한마디와 상처가 정신적 유대를 메마르게 하고, 물질만 남은 사회로 악화시킨 것은 아닐까.
교황은 담화에서 “미디어 분야에서도 친절은 커뮤니케이션이 격분하게 하고 분노를 일으키며 충돌로 이어지는 악의를 조장하지 않고, 사람들이 비판적일지언정 항상 존중하는 정신으로 자신들이 몸담은 현실을 평화롭게 성찰하고 해석하도록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재차 밝혔다.
쉽게 말해 겉으로 보이는 예의를 넘어, 그 안에 상대를 향한 사랑과 평화의 뜻을 진심으로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까지 안 가더라도, 일상의 폭력은 모두 각자 마음에서 나온다. 말 그대로 주님의 뜻을 내 안에 잘 담아 홍보(弘報)하려면, 나부터 일상의 작은 평화를 깨뜨리는 불친절에 익숙하진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