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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비오 몬시뇰 조카 조영대 신부의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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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은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4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광주의 5월을 희망의 5월로 바꾸기 위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합니다.

‘조비오 신부’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분이죠.

고 조철현 몬시뇰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도재진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5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조영대 신부는 그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조 신부가 목격한 건 총을 든 군인들이 학생들을 폭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전대(전남대) 앞에는 천이 있었어요. 젊은이들 두드려 패고 군인들이 그렇게 하는 모습을 봤고, 두드려 패는데 도망가다가 천으로 굴러 떨어지고 막 이런 면을 보면서 너무너무 무섭고, 최루탄이고 뭐고 정신없었어요.”

그렇게 1980년 5월은 조 신부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해마다 5월이 되면 조 신부가 떠올리는 사람, 바로 삼촌인 고 조철현 비오 몬시뇰입니다.

조비오 몬시뇰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천주교를 대표해 시민수습위원회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의 탱크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평화 시위를 외쳤습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무기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오히려 우리 모두가 더 심한 학살을 당하는 빌미를 주는 것이니 우리는 끝까지 평화 시위를 해야 하는 것이 그게 바로 우리의 힘이고 우리 광주 시민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절대 폭력적인 방법으로는 이길 수도 없고 또 그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니까…”

조비오 몬시뇰은 1989년 2월 국회에서 열린 5·18 청문회에서는 계엄군이 저지른 만행과 헬기 기총소사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광주 시민을 향해서 적이라고 생각하고 무차별 난사하는 저 행동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굉장히 분노를 하셨다고 그래요. 그런데 분명하게 당신은 호남동성당에서 나오시면서 그걸 보셨고 당시 호남동성당을 지키던 사목회 임원이 같이 그 상황을 목격을 해서 나중에 법정에서 증언도 했는데…”

하지만 전두환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몬시뇰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몬시뇰을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겁니다.

조 신부는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전씨는 2021년 11월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전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광주를 찾아 5·18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습니다.

조 신부는 “전우원씨의 사죄가 감사하다”면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진상 규명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본인이 협조할 때 그 진정성은 공감되고 광주 시민들한테 인정을 그만큼 더 받아낼 수 있겠죠.”

조 신부는 그러면서 전우원씨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5·18을 더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 신부는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시민의식과 가치관, 역사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왜 우리는 광주 5·18을 이야기해야 되고 광주 5·18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무엇을 바라고자 하느냐 라고 말할 때는 나는 이 점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교육이 중요하다, 젊은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광주를 일깨워주고 그들의 광주 정신을 심어줄 것이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합니다.

하지만 조 신부는 삼촌 뒤를 따라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각오입니다.

<조영대 신부 / 광주대교구 하남동본당 주임>
"(조비오 몬시뇰이)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아주 짧은 대화였어요. 제 이름을 부르면서 ‘영대야 네가 내 후계자다’. 딱 그 한마디를 딱 던지시는 거예요. ‘수도회 잘 돌보고 소화자매원 잘 돌봐라. 그리고 할 일이 많을 거다’. 나는 그 유지를 받드는 거예요.”


CPBC 도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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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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