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일환
[앵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지난 화요일 강원도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일환으로 발전소 공사현장을 방문한 주교들은 탄소중립 실천계획에 역행하는 화력발전소 건설과 이로 인한 환경 파괴의 현실에 마음 아파했습니다.
환경오염과 파괴에 대응해 교회의 역할을 현장에서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김현정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주교들의 얼굴이 뙤약볕에 벌겋게 익었습니다.
주교들이 삼척화력발전소를 찾은 16일, 동해안 기온은 36.5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주교들의 눈길이 머무는 곳은 삼척 시내 시멘트 공장과 인접해 삼척시내를 압도하는 삼척석탄발전소의 큰 굴뚝.
시멘트 공장 시설에선 매캐한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었습니다.
이날 체험에는 삼척 지역 환경운동가들도 함께했습니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성원기 공동대표로부터 석탄 화력발전소의 현황 설명을 들은 주교단은 시멘트 공장 오염물질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 실태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삼척 시청으로 자리를 옮긴 주교들은 시청 정면에서 보이는 시멘트공장의 시설에서 내뿜는 매연과 오염물질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삼척에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석탄화력 발전소 1,2호기 건설이 한창입니다.
BTS의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맹방해변은 석탄화력발전소를 위한 항만건설로 어느덧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모래사장도 깎여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공사장 설치물이 너저분하고, 모래는 석회화가 진행 중입니다.
죽은 모시조개 껍질들도 즐비합니다.
석탄은 기후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에너지원입니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과도 역행하는 사업입니다.
주교단의 이날 현장체험은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춰 진행하고 있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되새기며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지난해 국민의 입법청원 동의를 얻어 국회에 회부된 ‘탈석탄법’ 제정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박현동 아빠스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지금 국회에서, 국민들이 (‘탈석탄법’ 제정) 입법청원을 해가지고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데, 빨리 빨리 진행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국민들, 우리 신자들도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보면서 빨리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야 될 거 같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도 환경보존과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환경 보존을 위해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 성공사례를 조금 나누려고 하고 있고, 거기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제 각 본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조금 더 찾아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현장체험은 원전 건립 계획에 맞서 오랜 투쟁 끝에 두 번이나 백지화 시킨 삼척 시민들의 투쟁을 기념하는 ‘원전 백지화 기념탑’ 앞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