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만 19세 미만인 사람은 청소년으로 규정한다. 근로기준법은 이들은 ‘연소근로자’라 해서 근로시간을 일 7시간, 주 35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결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노동자의 실상은 법이 제시한 근로 조건과 사뭇 다르다. 상당수의 청소년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리고 폭언과 폭행에도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게 가장 고질적인 문제다. 근로계약서도 안 쓰고 일하는 경우도 흔하다.

노동 현장에서의 부당한 처우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청소년 노동자들을 ‘비행 청소년’으로 보는 왜곡된 시각이다. 사회와 교회 안에서 청소년을 구분할 때 흔히들 ‘학교 안팎’, ‘성당 안팎’ 등 울타리 경계로 구분한다. 학교와 성당 안에 있는 청소년과 밖의 청소년들에 대한 시각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비를 이룬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사목은 이 경계를 없애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교회의는 지난 봄 정기총회에서 학교 밖 청소년 노동자(9~24세)를 올해 한국 교회 차원의 사회적 약자로 선정하고 더욱 배려하기로 했다. 학교라는 제도권 공간 밖에서 사회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는 사회로 만드는 데 교회가 앞장서 나가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에 사목 대상이 집중되면서 이 범주에 속하지 않은 청소년 노동자에 대한 사목적 관심이 자칫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권과 노동이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 차원에서 청소년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교회와 사회 안에 확산되길 기대한다.